슬픔에 잠긴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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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14.04.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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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대리외상 증후군 빈번
심할땐 병원·전문기관 등서 상담 치료 받아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국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언론을 통해 비통한 소식을 전해 들은 많은 국민이 ‘대리외상 증후군’(Vicarious Trauma)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리외상 증후군은 사고·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방송 등의 간접 경험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에 빠지는 현상이다.

강원 춘천시에 사는 정모(24·여)씨는 최근 대학 고사기간이지만 시험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하는 세월호 관련 기사에 도서관에 앉아서도 눈물이 나거나 멍하니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정씨는 “침몰할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고 심장이 두근거릴 때가 많다”며 “지금은 작은 농담에도 화가 나거나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사를 안 보려고 해도 궁금하기도 하고 휴대폰을 켜도, TV를 틀어도 세월호 소식이라 쉽지 않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또 평소 약한 우울증 증상이 있던 이모(34·여)씨는 최근 세월호 소식으로 우울증이 심해져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그 속에서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하다”면서 “기사를 읽으면 불면증은 물론 집에 들어가기도 싫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 당시 외상후 스트레스를 진단받은 사람만 50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돼 간접 경험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의 위험성이 입증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난이 예측불허하고 불가항력이라는 생각 때문에 사회 전반으로 안전 불감증, 정부에 대한 불신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심리학회 재난심리위원회 육성필 공동위원장은 “사람들은 큰일(사고·재난)을 접하면 먼저 ‘나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부정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게도 재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수용 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사고자나 그 가족들의 슬픔을 내 상황처럼 받아들이는 애도 과정을 겪게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은 벌어졌기 때문에 이번을 기회로 국가적인 정비가 꼭 필요하다”며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증상(외상후 스트레스)이 심한 경우 꼭 병원이나 상담센터 등 전문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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