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시설의 노인폭행은 극악무도한 패륜이다
보호시설의 노인폭행은 극악무도한 패륜이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04.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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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간병인이 입원 환자인 90대 할머니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지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의 장면이 병원 내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있고 폭행당한 할머니는 머리에 피멍까지 들었다고 한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 조만간 진위가 가려지겠지만 이곳이 다른 것도 아닌 청주시의 위탁시설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은 더 크다.

현재 병원측과 환자 가족, 그리고 해당 간병인과 노조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거론된 것만으로도 이 병원의 노인환자 관리에 분명 큰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90세 할머니를 폭행했거나 이를 방관한 당사자로 60세 전후의 간병인이 거론되고 있어 혀를 차게 한다.

그들도 조만간 할머니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는 연령임에도 이러한 패륜을 저질렀다면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문제의 병원은 현재 근무방식과 처우개선 등을 놓고 심각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터라 만약 폭행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 수용된 환자들에 대한 간병 및 관리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거동도 못하는 상태에서 노인환자들의 고집은 그만큼 더 세진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때문에 이들 노인들에 대한 마지막 보살핌을 위해 선택되는 곳이 전문가들이 상주하는 노인병원이나 요양병원이다. 그런데 보호는 커녕 남들이 안 보는 은밀한 시간에 간병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대서야 이보다 더한 황당무계도 없을 것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노인 환자들에 대한 폭행과 인권침해가 빈발하는 추세임을 감안해서라도 이번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사건은 명명백백하게 가려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바로 얼마전, 강원 춘천의 한 요양소에서도 입소한 치매노인을 테이프로 휠체어에 묶어 놓고 학대한 사건이 들통나는 바람에 이곳 원장과 직원들이 줄줄이 입건되는 등 철퇴를 맞았다.

지금 전국의 각종 시설에 수용돼 마지막 삶을 이어가는 노인환자들은 다름아닌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능했고 또한 그들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살아가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신의와 도리만을 생각한다고 해도 노인들을 그런 식으로 대할 수는 없다. 이는 말 그대로 극악무도한 패륜으로 바라봐야 옳다.

지난날과 같은 효(孝)의 문화가 실종된 시대에서 노인들이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 혹은 스스로가 원해 택하는 곳이 바로 이들 시설이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노인들을 학대하고 또한 이런 일이 주변으로부터 눈감아지거나 예삿일로 치부된다면 이제 노인들이 택할 것은 죽음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엔 말년의 추한 삶이 싫다면서 자살로써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젊어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자녀를 위해 평생 희생하며 살아 왔는데 마지막까지 이런 식으로 끝을 낸다면 당사자인 그들 뿐만 아니라 후세인 우리들조차 너무 서럽다는 생각이다.

이번 청주시노인병원 환자 폭행공방은 그동안의 노사분규나 조직내 사정과는 무관하게 엄정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경찰의 수사 역시 반드시 이런 시각에서 진행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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