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무기를 사용한다
식물도 무기를 사용한다
  •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학교>
  • 승인 2014.04.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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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학교>

숲 속의 식물은 초식동물이나 곤충은 물론 육식동물 먹이의 근본이 된다. 따라서 수많은 동물들이 식물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식물의 줄기와 잎을 갉아 먹기도 하고, 즙을 빨아 먹거나 열매를 먹기도 하고 잎이나 줄기에 혹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곰팡이, 바이러스, 인간들도 수시로 식물의 생존을 위협한다. 이러한 위협 속에 식물의 저항과 반격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저항하고 반격할까?

식물도 가시나 칼날 톱니 같은 무기로 자신을 보호한다. 호랑가시나무처럼 잎을 먹는 동물에 맞서 날카로운 가시가 촘촘히 박혀 있는 식물이 있고, 아까시나무나 장미, 두릅의 작고 가는 가시처럼 다른 동물이 타고 올라 잎을 따 먹는 것을 방어하기도 한다. 잔디나 억새풀처럼 많은 식물은 흙에서 얻는 규산염을 가지고 잎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칼날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한다. 잎 가장자리의 톱니나 쐐기풀 같은 식물의 독털도 자기 방어 수단이다.

식물들도 지원군을 요청하기도 한다. 해충의 공격을 받은 옥수수, 면화 등은 곤충이 갉아 먹으면 휘발성 물질을 방출한다. 말벌은 이 휘발성물질의 냄새를 맡고 찾아와 곤충을 잡아먹는다. 어떤 식물들은 개미와 공생하면서 해충을 막아낸다. 식물은 개미에게 살 터전과 진액을 제공하고 대신 개미는 식물을 보호해준다. 또한 개미의 배설물은 식물의 좋은 영양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어떤 식물은 해충이 침입하면 맛있는 수액을 바깥쪽에 있는 잎에다 더 많이 보낸다. 그러면 바깥쪽 잎에 해충들이 많이 모이고, 바깥쪽은 더 잘 보이기 때문에 무당벌레 같은 곤충이 해충을 처리해준다. 벚나무는 개미의 도움을 받는다. 벚나무 엽밀(화외밀선)은 꽃이 아니지만 꿀을 내보내면 개미가 모여들고 이 개미들은 알을 낳으러 벚나무에 오는 나방이나 나비를 공격하여 나무를 보호해준다.

또 식물은 천적을 속이기도 한다. 향나무의 1년생 잎은 가시같이 뾰족하나 다음 해에는 잎이 부드럽게 된다. 은행나무도 아래쪽에 자라는 잎은 많이 갈라져 있고, 위쪽에 자라는 잎은 갈라져 있지 않다. 이처럼 모양을 바꾸는 것은 자기가 먹어 본 것만 먹는 동물의 습성을 이용한 자기 방어술이다. 어떤 식물들은 전혀 예상치 못할 시기에 새 잎이 난다. 이는 새 잎을 먹이로 삼아야 할 애벌레들의 부화시기를 피하기 위함이다. 미모사와 같은 식물은 침입자가 자신의 잎을 건드리면, 갑자기 잎을 접어 버려서 침입자로 하여금 놀라 도망가게 한다. 이 외에도 식물들이 자신을 지켜나가는 방법은 무수히 많지만 아직 연구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식물들의 또 다른 생존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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