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 승인 2014.01.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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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2014년이 시작됐지만 매년 숙제처럼 작성하던 한해 다짐과 계획들을 세우지도 못한 채 1월이 보름이나 지났다. 그럼에도 올해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작년에는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그것은 다 이루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혼란스러웠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며, 때늦은 자아성찰도 아닌데 내가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한 문제점들이 툭툭 말을 걸었다. 미션 클리어 하듯 삶을 살아가던 내게, 궤도를 수정하라고 마음이 계속 요구를 한 것이다. 길을 잃은 아이처럼 방향을 못 잡고 우왕좌왕했다. 올 한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렇게 혼란스러운 열흘 남짓을 보내고 올 한 해쯤은 나를 조금 놓아주기로 했다. 책도 손에 잡히는 책을 읽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표현하고 감성적으로 살아가는 미션을 내게 주었다. 스스로 조금 뿌듯해졌다. 내심 한 뼘 정도 마음이 성장한 것 같고, 여유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성공을 못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처럼 핑크빛 희망을 가지고 두근두근 새해 첫발을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했다. 새해 첫 출발을 기념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샀다. 책을 산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습관과도 같은 버릇이며,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다. 올해 처음으로 내게 선택을 받은 책은 ‘세상물정의 사회학’(노명우·사계절)이다. 2013년 12월30일 출간된 따끈따끈한 새 책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 나의 첫 출발을 기념하기에 적격이다 싶었다.

이런 기쁜 마음도 잠시 “세상은 만만치 않다. 우리는 살면서 자기 뜻이 이뤄지는 순간보다 좌절하는 순간을 더 많이 경험한다”로 시작되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 책은 나에게 희망을 주지 않을 것임을 첫 문장이 알려주는 듯했다. 이 불편함이 느껴지는 데도 이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저자가 설명해 놓는 사회학이 어렵지 않았던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내 주변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이유가 두 번째다. 매우 유명하나 어렵기만 한 사회학 서적을 소개하면서,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진 양상을 상식, 명품, 프렌차이즈, 열광, 언론, 불안, 종교에 대하여 설명해준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평범함에 대하여 또는 좋은 삶을 위한 방법에 대하여 다양한 주제로 말해주고 있다.

비판은 투덜대지 않으면서도 세상에게 불만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이자 세속이라는 리얼리티와의 용감한 대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좋은 삶을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회학은 우리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다. 학문이긴 하나 우리 일상에 대한 학문이니 우리가 주체이어야 한다.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것이 아닌 내 삶에 대한 태도로 사회학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책으로 한번 시작해보자. 투덜거림이 아닌 용기 내어진 비판이 내 삶의 방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가 될 것이다.

나는 올 한해 나의 미션을 다시금 생각한다. 내 삶의 리얼리티로 사회를 바라보고, 내 삶을 바라보고 세상 물정 속에서 내 삶을 느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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