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벨트를 보신 적이 있나요?
비너스 벨트를 보신 적이 있나요?
  • 이강영 교사 (청주 원평중학교)
  • 승인 2014.01.15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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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이강영 교사 (청주 원평중학교)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 청원 문의문화재 단지에선 해맞이 행사로 많은 시민이 모였다.

사람들은 가족과 혹은 지인들과 함께 새해 처음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새벽의 찬 공기도 마다하지 않고 산을 오른다. 꽁꽁 언 땅 위로 피어나는 색색의 발걸음들 속에 정겨운 소리가 들려오고 소원을 비는 마음에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하지만 지구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우주의 그 길을 따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것이고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정할 수 없는 무한궤도 위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그 궤도 위를 돌고 있는 지구에서 사는 우리에게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볼 때 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이면 해가 진다는 자연의 리듬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 자연의 리듬 속에 비너스 벨트라고 불리는 현상이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아주 맑은 날, 해 뜨기 직전이나 해가 지기 직전 지평선 위의 대기의 일부가 마치 색 띠를 두른 것처럼 희미하게 붉은색으로 보이는 일이 있다. 지평선이 보이는 넓은 평원에서 이 색 띠를 따라 시선을 돌리면 둥근 띠로 보이게 된다. 지평선을 따라 둥글게 드리워진 분홍빛 색의 띠 이것을 비너스 벨트라 한다. 지평선이 보이는 넓은 평야에서 보면 마치 미의 여신인 비너스의 허리춤에 찬 벨트처럼 둥글게 보이므로 비너스의 벨트라고 이름 지어졌다 한다.

보통 이 비너스 벨트는 일출일 때는 서쪽 하늘에서 일몰일 때는 동쪽 하늘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비너스 벨트는 지평선 근처의 어두운 푸른 하늘과 약간 밝은 푸른 하늘의 사이에 있는 데 지평선을 기준으로 약 10°~ 20 °높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비너스 벨트 위쪽에 있는 약간 밝은 푸른 하늘 부분은 보통 태양광이 산란되어 푸른빛으로 보인다. 태양광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공기 입자들과 충돌하여 사방으로 퍼지게 되는 산란현상이 생긴다. 그 결과 푸른빛은 공기 중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가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비너스 벨트가 붉은빛으로 보이는 이유는 일출이나 일몰일 때 햇빛은 가장 두꺼운 대기층을 통과하게 되는 데 이때는 햇빛 중에서 비교적 파장이 긴 붉은빛만 통과하게 된다. 이 빛 중 일부가 해의 반대 방향에서 산란되어 붉은빛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비너스 벨트 아래로 보이는 어두운 푸른 하늘은 지구의 그림자 또는 어두운 호라고 불리는데 해가 뜰 때는 이 부분이 점점 서쪽으로 내려가고 해가 질 때는 점점 동쪽으로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해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면 붉은 비너스 벨트와 짙푸른 지구 그림자가 하나가 되면서 그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하루를 시작하는 해돋이와 하루를 마감하는 해넘이에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현상이 있음은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살라는 자연의 속삭임이 아닐는지….

가끔 일을 끝내고 퇴근하면서 보는 일몰의 현장에서 붉게 빛나는 해의 광채가 길게 늘어지면 한번 고개를 돌려 그 주변을 둘러보자. 비너스 벨트의 붉은 띠가 여러분의 하루를 아름다운 매듭으로 묶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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