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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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9.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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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가 만든 아름다움
고 선 화 <진천 백곡초 교사>

수마가 할퀴고 간 폐허의 잔재가 고스란히 쌓여 학교인가 싶던 교정의 구석구석이 고마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꿈이 가득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지난 7월 예기치 않았던 수해로 인해 잃어버렸던 크고 작은 소중한 자욱들이 그동안의 외적인 많은 도움과 교직원 한 사람 한사람의 신뢰와 정성으로 한달 여만에 다시 복구돼 행복이 묻어나는 학교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변화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한 사람의 힘은 작지만 여러 사람의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 커다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지도자는 진정한 CEO로서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대화와 토론을 통한 의견개진으로 놓여진 문제를 해결하여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학교라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방학을 반납하고 휑하니 뚫려 허탈했던 학교 수해 현장의 모습을 불철주야 걱정하고 고민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한 관리자의 역할과, 휴가 중 개인적인 중요한 용무 중에도 달려와 수해복구 작업에 동참하여 자신의 몫에 충실했던 교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인드는 변화의 바람 속에서 새로운 비전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또한 나 자신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한 사람의 이익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나도 힘들고 어려운 때 소중한 시간과 땀을 선뜻 내어주셨던 수해복구 현장의 고마운 분들은 이 시대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값진 모습들이었다. 내 자녀나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자녀와 너도 함께 우리 모두가 잘하도록 하여 이 사회를, 이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갈 내일의 주인공을 키우는 것이 우리 교사들의 몫임을 생각해 볼 때 크고 작은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고정된 관념을 버리고 변화해 갈 수 있는 마인드를 갖게 해 주는 것이 새로운 내일을 기약하는 일이다.

'오늘의 변화는 내일의 희망'이란 커다란 정책적인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덜어 주며, 어렵고 없는 자들의 눈으로 사태를 바라보고 판단하며,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한 행동의 작은 변화를 의미함이다. 비록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빚을 졌지만 그것은 내일을 약속한 서로의 만남이다. 그 만남을 통하여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그 믿음은 다시 내일의 희망을 낳는다.

'관심·사랑·화합'이라는 충청북도교육청의 슬로건도 한 개인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화합된 교육 실천을 통한 너와 나의 고른 행동이 바람직한 단위학교의 자율적인 학교 경영을 의미함이 아닐까 쩍쩍 갈라져 도저히 운동장라고 볼 수 없었던 모습이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화합으로 다시금 황톳빛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땅은 어느 학교 운동장보다 더 살찌고 넉넉하다.

행복한 학교의 주체는 관행적인 CEO가 아니라 더구나 교사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며 더불어 함께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라고 생각한다면 어린이들 개개인의 빛깔에 맞는 작은 변화라도 내일을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믿는다.

노랗게 물든 교정의 나뭇잎들이 조금씩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며 교사와 아이들이 오늘, 자신의 몫을 다할 때 내일은 분명 변화된 꿈이 있는 아름다운 수채화를 황톳빛 운동장에 그려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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