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범상과 호죽노동인권상
동범상과 호죽노동인권상
  • 강태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1.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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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칼럼니스트>

필자는 우리고장 출신 중 동범 최병준 선생 기일(10.10), 단재 신채호 탄신일(12.8), 그리고 호죽 정진동 목사 기일(12.10)에 매년 참석하고 있으며 이분들의 이름으로 주는 상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새해 벽두를 여는 충북시민사회 신년인사회와 함께 ‘제11회 동범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이번 수상자는 청주노동인권센터 조광복 노무사와 대청호주민연대 주교종 대표 두 사람입니다.

조광복 노무사는 지난 2008년 이래 노동자의 든든한 벗으로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면 KT인력퇴출프로그램 관리자 양심선언 및 피해 노동자 지원, 아세아제지 정리해고 노동자 복직, 청주시노인전문병원 해고자 복직 및 정상화, 청주시 불법도급택시 근절 및 해고노동자 복직, 동일운수 노동자 인권침해 해결을 위한 단식투쟁, 초정노인복지재단 요양보호사 집단해고 복직, 제천제일택시 집단해고 노동자 복직, 각종 사회복지시설 노동자 실태조사와 대안제시 그리고 연간 800여건의 노동인권상담 및 법률지원 등 취약한 노동자와 고락을 함께 해왔습니다.

또 한사람 주교종 대표는 80년대 서울대 농대 재학 중 민주화운동으로 제적당한 후 88년 귀향해 옥천군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농업을 통한 풀뿌리주민자치를 일군 농사꾼입니다. 대청호주민연대, 옥천농민회,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 옥천살림을 이끌면서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사회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마을축제와 5일장을 부활시켰으며, 배바우 작은도서관 건립 운영, 어머니학교, 대청호유역환경보전과 상·하류 주민간 로컬푸드를 매개로 한 관계 형성 등 지역의 자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건강한 주민공동체, 내발적 발전전략에 기초한 순환과 공생의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한마디로 집약하면 주민의 자발적 역량을 이끌어 낸 그의 노력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할 풀뿌리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의 모델이라 할 것입니다.

한편 지난 12월 9일 ‘민중의 벗 호죽 정진동 목사 추모사업회’가 마련한 추모식과 시상식에서 호죽노동인권상 수상자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충북지회 김태윤 사무국장입니다. 김 국장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인권확보를 위해 앞장선 활동가입니다. 병원 사업장에서 청소 일을 하는 노동자들과 ‘냉동밥’으로 대표되는 간병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확보 투쟁을 헌신적으로 이끌어왔습니다.

호죽노동인권상은 우리 지역 노동운동, 빈민운동의 큰 어른으로 추앙받는 정진동 목사를 기리고 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지역사회의 일꾼들을 발굴 격려하는 취지입니다. 호죽 선생은 평생동안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며 소외받는 자 없는 세상, 차별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거리에 나섰던 분입니다.

우리 고장의 시민·문화운동의 큰 어른 동범 선생은 “시민운동은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의식개혁운동이자 실천운동입니다. 보수주의와 체념주의를 극복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나서는 시민공동체를 만드는 일인데, 이는 우리 모두의 이상이자 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라며 순수와 혁신, 나눔과 협동, 원칙과 포용의 시민운동정신으로 묵묵히 앞장서 나아간 분입니다.

안녕들하지 못한 오늘, 더욱 그리운 동범·호죽 두분 선생을 기리며, 그분의 뒤를 잇는 수많은 노동운동가, 시민운동가의 활약상을 그려보는 새해 새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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