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 옥상 농성까지 간 하이닉스
충북도청 옥상 농성까지 간 하이닉스
  • 한인섭·최영덕 기자
  • 승인 2006.09.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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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해결 의지 없다”…대화·해결책 요구

   
▲ 1년10개월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옛 하청지회 노조원 12명이 14일 오후 충북도청 서관 옥상을 기습 점거해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유현덕기자
난감한 충북도 “중재안 도출 쉽지 않아”

노동계, 하반기 투쟁 승부처·연대 강화 분위기

하이닉스 사태가 결국 조합원들의 충북도청 옥상 농성으로 치달았다.
이같은 사태는 지난 7월 ‘경제특별도’ 건설을 모토로 출범한 ‘정우택-노화욱 도정 체제’가 하이닉스 사태 조기 해결을 거듭 강조했으나 전혀 이행되지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 향후 노조측의 강경대응을 예고 하고 있다. 또 악화된 노·사·정 관계와 맞물려 지역 노동계가 연대 움직임을 강화하고있는 상황에 불거져 귀추가 주목된다.

◇충북도청 옥상 점거=14일 오후 2시 40분쯤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12명은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충북도청 서관 옥상을 기습 점거한 후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하이닉스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대화에 나서라”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옥상을 점거한 후 ‘충북도민 여러분 하이닉스 해고 노동자들은 아직 정든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사측과 충북도지사는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해결에 나서라’는 내용 등 7~8개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조합원들은  “정우택 지사는 당선 직후부터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태를 우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2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하이닉스 생산라인 유치에는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정 지사는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회피하지 말고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도민들에게 하이닉스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농성을 시작한 만큼  “정 지사와의 면담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내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옥상 농성과 함께 조합원 30여명도 도청 서문에서 복직을 촉구하는 농성을 병행했다.

◇충북도청 반응=하이닉스 조합원들의 옥상 점거 농성에 돌입하자 충북도는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사가 단독으로 나선다고 문제가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며 “양측의 중재안을 받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사 취임 이후 노조 관계자들과 가진 면담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전했으나 농성을 택했다”며 “노·사 양측이 일방적인 안만 제시하고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날 밤 8시까지 노조측의 지사 면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역 노동계 분위기=민주노총 충북본부는 정부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시행 3년 유예 방안을 한국노총과 합의하는 ‘노사관계로드맵’ 강행에 반발하며 연대 투쟁을 강조하고있는 분위기여서 다시 ‘하이닉스’ 투쟁에 결집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다 충북대 병원, 한국네슬레, 우진단열 등 민주노총 지역 사업장들의 임단협 체결도 난항을 겪고있어 지역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노조 사무실 폐쇄 통보에 맞선 공무원 노조의 반발이 본격화되고있는데다 전교조도 차등성과급 반납과 교원평가 저지 등 현안을 내걸고 14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등 일정한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관계자는 “하이닉스 사태에 대해 정우택 지사와 노화욱 정무부지사가 언론에만 의지를 보였지 일정정도 노력했다고 평가할 만한 내용이 전혀 없다”며 “전국적인 상황과 맞물려 지역 노동계가 하이닉스 사태에 다시 집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인섭·최영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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