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위해 알아야 할 것
선택을 위해 알아야 할 것
  •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3.12.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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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교수의 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어떤 옷을 입을까?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버스를 탈까, 택시를 탈까 등등 하루 동안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알파벳 B와 D사이에 C가 있다’는 말은 ‘Birth(태어남)와 Death(죽음) 사이에 Choice(선택)가 있다’는 뜻이라고 하니 정말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이 모여 그 삶이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에는 특히 중요한 선택이 있다. 자신의 열과 성을 다해 종사하게 될 직업의 선택, 사랑하는 가족을 이루게 될 배우자의 선택이 그렇다. 청소년 시기에 직업이나 배우자 선택만큼이나 큰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 대학과 학과의 선택이다. 어느 대학에 진학할까? 어떤 전공을 선택할까? 그 선택으로 삶이 달라지지는 않을까? 나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 고민의 시간은 더욱 깊어간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독일의 슬레스빅-홀슈타인 주교육부는 학생들의 대학진학을 위한 학과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여러 학과의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Ask a student’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의 프로그램은 지난 달 4일에서 15일까지 실시됐는데, 물리, 경제, 정치, 문학, 수학, 경영학, 화학, 농업, 철학, 사범대, 전기, 정보, 기술학과의 전반적인 대학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으며, 대학생이 되어 학교 생활을 실제로 경험해 볼 기회가 주어졌다.

이 대학예비교육과정은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독일의 11~1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참여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선배들을 만나고 대학의 일상을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참여 학생들은 그룹으로 함께 학과의 세미나에 참석하고 캠퍼스를 견학하며 학과의 특성과 장점, 입학 조건은 물론 대학 진학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을 대학 관계자에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이 학과와 적합한 지, 대학 진학에 관한 자신의 기대와 생각이 실제 대학 진학을 위한 전제 조건과 요구에 합당한 지 꼼꼼히 살펴 보고,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각자가 느낀 것을 함께 공유하면서 대학진학에 있어 발생 가능한 문제와 그 대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

교육부가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시한 2013년 대학 중도 탈락 학생 현황을 보면 2012학년도 기준 전국 4년제 일반대학 222개교의 중도 탈락 학생 비율은 4.1%로 집계됐다. 이중 많은 학생이 자퇴를 한다. 자퇴의 원인은 다양하겠으나 미리 대학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한 학생이 적다는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대학예비교육과정은 주로 이미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으로서의 알아야할 여러 사항을 주지시키고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교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을 소개하는 캠프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학교를 홍보하고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 다반사이다.

사전적 의미로 대학은‘고등 교육을 베푸는 교육 기관,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기관’으로 소개되어 있다.

자신의 인격을 도야할 곳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학습자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시도가 될 수 있다. 독일의 대학예비교육과정을 보면서, 한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방식의 소개와 정보가 주어지기를 소망해본다. “수험생 여러분 어떤 선택을 하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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