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좇는 기업 'NO'사회 환원 가치 추구
수익 좇는 기업 'NO'사회 환원 가치 추구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10.10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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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바라보다
<5>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 그룹SOS

1984년 창립… 계열사
44개직원 1만명 연 8천억 매출

병원서 차등없는 의료지원
카페 운영 취업·창업 도와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 그룹SOS는 유럽 최대의 사회적 기업이다. 1984년에 아쇼카 재단의 후원으로 창립돼 44개의 사회적 기업을 거느린 그룹이다. 2012년 현재 1만명의 직원이 일하면서 연간 매출액은 8000억원에 이른다.

사회적 그룹이지만 경영 방식은 일반 회사와 똑같다. 정부 지원 없이 기업이 경영해 얻어진 수익으로 운영한다. 다만, 일과 수익금은 공유경제의 방식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에 환원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빈곤 그리고 사회적 배제 퇴치하기’를 지향한다.

그룹이 운영하는 회사는 44개 계열사와 계열사가 운영하는 병원과 복지시설만 283개다. 이중 그룹은 노인을 위한 의료서비스와 교육, 청년 일자리 등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 건강서비스 부서는 노숙자, 에이즈 환자 대상 의학적 지원과 소외계층 주거공간 등을 지원하고, 교육부서는 재소자나 비행 청소년들의 교육과 일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기업의 가치가 수익이 아닌 사회적 공유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소외계층을 위한 '장 자우레 병원'

장 자우레 병원은 파리 북동쪽 빈민가에 있다. 2009년 그룹SOS가 1200만 유로를 투자받아 건물 내부의 리모델링 후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병원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150개의 병실과 재활센터를 갖추고 의사, 간호사, 심리학자,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230명이 근무하고 있다.

병원 운영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다양한 질환에 맞춤형 의료 서비스와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호스피스를 제공한다. 환자의 30%는 비자 발급이 어려운 외국인 환자이거나 극빈층 환자들로 진료비는 전액 무료이다.

다파 키에타 노인전문 의사는 “병원은 국적, 소득, 성별 등 어떠한 차등도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열려 있는 수준 높은 병원으로 어떤 환자도 차등 없이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며 “시민 자원봉사자들은 홀로 사는 노인 환자를 위해 식사봉사, 문화예술 활동 시 동행해 주기 등을 하고, 샤넬과 같은 기업은 환자들의 미용봉사 등으로 그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통해 치료를 돕는다”고 말했다.

◇ 청년 일자리 창출 카페 '몽드 에 메디아'

청년 실업을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그룹SOS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총괄 디렉터를 채용해 카페, 공장, 음식점을 운영한다. 최고의 경영진을 투입해 흑자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공공적 가치로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다.

파리 중심인 자유광장에 있는 몽드 에 메디아 카페는 총 100명의 직원이 고용돼 있으며, 이중 직원의 50%는 실직자다. 이곳 카페에서는 실직자의 취업과 창업을 돕고자 청년을 중심으로 맞춤 교육을 진행하며 2년간 자립을 돕는다. 특히 직원 50명이 1대 1로 기술을 전수하는 방식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일할 수 있는 토대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밥 티스테 오딘 디렉터는 “자유광장의 카페 공간은 입찰 경쟁률이 높았지만, 그룹SOS를 신뢰하는 파리 시의 배려로 우선권이 부여돼 운영하게 됐다”며 “다른 일반 기업과 같은 수익을 내고자 그룹SOS는 창업 시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배치하여 위험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 "한국, 최단기간 성공모델 구축 확신"

<인터뷰> 니콜라 아자르 부회장

그룹SOS 건강 등 5개 분야 사업
경영 전문가 고용… 흑자경영 지원
사업수익 사회 환원 차원 재투자

유럽 최대 사회적 기업의 부회장인 니콜라 아자르씨(사진)는 34살의 경제학자로 최고 학부의 이력을 가진 젊은 경영인이다. 프랑스 산업연맹에선 사회적 공무를 담당했고 이탈리아에선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국무총리 보좌관을 지낸 그는 3년 전 그룹SOS 부회장으로 취임하며 사회적 기업의 가치 실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취임 후 최고의 경영 전문가를 투입해 흑자 경영으로 전환하는 등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공유경제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이 그룹SOS를 마케팅하고 있다.

니콜라 아자르 그룹SOS 부회장과 만나 사회적 기업의 성공 요인과 공유경제의 철학을 듣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 그룹 SOS은 어떤 일을 하는가.

- 건강과 고령화, 주택, 교육, 실업 등 크게 5개 분야다. 주목할 것은 문제해결 방식이다. 최고 경영진의 자문을 통해 기업이 흑자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회적 기업도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흑자를 내야 한다. 그 흑자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서 그룹 SOS는 사회환원을 지향한다.

△ 젊은 고학력 금융 전문가로 더 좋은 자리가 많았을 텐데 그룹SOS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 세계금융의 위기를 지켜본 뒤 금융을 좋은 데 쓰일 수 있도록 제시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경영에 매력을 느껴 그룹SOS를 선택했다. 노동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동의 참가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룹 SOS는 이러한 생각들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생각이나 철학만 같다고 일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최고의 전문가를 고용한다.

△ 한국에서도 사회적 기업이 붐을 일으키다 현재 협동조합으로 우회전하는 경향이다. 정부 지원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다. 결국, 지원이 없으면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적 우려도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는 다른 기반에 있지만, 사회적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함께 일하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적 경제가 800여 년에 걸쳐 발전한 프랑스에서도 1980년대에 금융법을 개정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특수조항을 만들었다. 금융법 개정이 필요하다. 사회적 경제가 더 발전하려면 제도권 금융이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둘 수 있도록 금융법을 개정하고 좋은 금융수단을 발전시켜야 한다.

△ 그룹SOS만의 공유경제를 만들어 가는 방법이 있다면.

- 모든 사업에서 얻어진 수익은 사회 환원 차원의 재투자를 한다. 이는 일반기업과 그룹SOS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그룹 SOS가 지닌 혁신적인 비즈니스 형태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러한 원활한 투자금 순환구조를 위해서 첫번째, 필요분야 최고의 전문가만을 선발해 사업 경영을 전담하도록 배치하고 소외계층의 교육을 담당하게 해 기획된 사업의 전문적인 자생력을 키운다. 공유경제에 관심을 두고 지금 출발한 한국이지만 집중력이 높아 최단 기간에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할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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