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공간, 문화공간 '탈바꿈' … 관광객 발길 모으다
버려진 공간, 문화공간 '탈바꿈' … 관광객 발길 모으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9.26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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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바라보다
<3> 선진지 탐방 (1)…내 것이 네 것-늘어나는 독일의 공유문화

공동 관심사·공동작업 통해 비용 최소화·시너지 효과
우파파브릭·쿨투어부라우어라이 등 대표적 성공 사례
예술가에 저렴한 가격 임대… 상업공간 통해 재정 충당

독일은 다른 나라보다 일찍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 속에 물물교환 방식으로 출발한 공유경제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도 차별성을 가진다. 공유의 개념이 사회의 중요 가치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정치, 복지 등에서 자연스럽게 공유경제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베를린은 공동 소비라는 형태를 통해 공동체 문화로의 변화를 실천해 가고 있다. 자동차를 함께 사용하는 ‘지프카’와 ‘소파와 침대’를 공유하는 회원들이 증가하면서 많은 소비재가 공유로 전환되는 등 소유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이는 공간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낡아 방치된 건물이나, 도심 속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예술로 공유함으로써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공동의 관심사와 공동의 작업을 통해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몇 배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제적 공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필름현상소 건물을 문화예술 공동체로 활용하고 있는 우파파브릭, 맥주공장을 생활친화문화지구로 재탄생시킨 쿨투어부라우어라이, 베타하우스 등은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협동조합 형태로 공유경제를 실험하고 있는 충북지역의 단체나 기관에선 문화예술로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독일의 현장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파파브릭

◇ 문화예술인 사회적 기업-독일 우파파브릭(ufaFabrik)

우파파브릭은 사회적 기업이면서 마을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 영화의 본산지 역할을 했던 ‘우파(UFA)’ 영화 제작소였으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재정문제로 14년간 방치됐다.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1978년 3개월 동안 이들이 실험적으로 작은 생활공동체를 만든 후, 1979년에 100명의 예술가집단이 함께 현재의 ‘우파파브릭’ 단체를 설립했다.

단체는 환경과 문화, 지역 생활공동체를 핵심가치로 하고 있으며 비영리단체로 유기농제과점, 게스트하우스, 유아보육과 노인 돌보기 사업으로 200여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내고 있다.

베르너 비아르탈라씨는 운영에 따른 재정에 대해 “건물과 부지를 베를린 정부로부터 66년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으며 베를린 정부와 유럽연합에서 전체예산의 약 60%를 지원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문객이 연 20만명이 넘을 만큼 유명해진 이곳은 2만 면적에 국제문화센터와 영화상영장, 연극무대, 열린 무대, 빵 제조 및 판매장, 레스토랑, 게스트 하우스(43개), 대안형 자유학교 시설이 설치돼 있다.
"파리·코펜하겐 등서 운영 사무공간 자유롭게 공유젊은 사람들에 인기 높아"막스밀리언 베타하우스 대표


◇ 공간과 지식 공유 사무실-베타하우스(Betahaus)

신개념 사무공간으로 주목받는 베타하우스는 공간을 공유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곳이다. 전문분야의 프리랜서들이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 사무실로 2009년 설립돼 현재 250명이 일하고 있다.

사무실 공간의 공유는 사무실 임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전문가들의 공동 사무실 이용을 통해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독일 정부의 지원 속에 파리, 빈, 코펜하겐, 베를린 등에 베타하우스 협력 공동체를 운영 중이다.

막스밀리언 베타하우스 대표는 “젊은 사람들의 혁신적인 것, 독일의 젊은 세대들이 생각하는 것,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스폰서가 필요하다”며 “집에서 일하고 싶어도 공간이 좁고, 돈이 많이 들고, 장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회사를 연결하고 인력을 찾아가 만드는 역할을 생각하다 이곳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지원없이 프로젝트를 개발해 각자 운영한다. 사무실 공간 임대는 월 250유로이고, 사무에 필요한 기구는 이곳에서 다 빌려쓸 수 있어 일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페퍼베르크

◇ 맥주공장이 문화공간으로-쿨투어브라우어라이 & 페퍼베르크

쿨투어브라우어라이는 옛 동독의 폐쇄된 맥주공장을 문화예술, 교육적 공간으로 활용하며 지역사회에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 공간이다. 1842년 세워진 맥주공장은 1967년까지 가동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20년간 방치됐다.

하지만 이 공장은 산업혁명 이후 지어져 가장 멋있는 건물 중 하나로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넓은 공장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며, 연간 2000건의 문화행사로 1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건물 내에는 42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특히 잠바그룹은 15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인근의 맥주공장이었던 페퍼베르크는 5개 단체(업체)가 운영을 협의해 재단과 문화행사 컨설턴트, 일자리 창출, 사회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운영은 입주업체들의 임대료와 기부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공간은 문화예술공간(연극 무대 2곳, 14개 아틀리에), 교육 공간, 대학연계 세미나룸, 전시관, 상업공간(호텔,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문화예술 공간 ‘예술가의 집’은 갤러리와 화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안내를 맡은 코르나우씨는 “장벽이 무너지고 1990년 이후 콘서트 공간 등 다목적으로 활용해오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5000만 유로를 투자해 정비했다”며 “면적은 2만 5000㎡이지만 6000㎡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고, 그 외의 부지를 문화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의견이 모아져 입주업체의 30%가 문화예술관련 단체다”고 말했다.

또 “운영을 위해 문화예술가에게는 ㎡당 월 3유로의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주고, 슈퍼마켓, 여행사, 레스토랑 등 상업적인 공간은 ㎡당 월 25유로 정도의 임대료를 부과해 재정을 충당한다”며 “상업적 업체들은 재정적으로 기여를 하고, 문화예술 관련 단체나 시설이 늘어나면서 관광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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