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65>
궁보무사 <165>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9.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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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지금 그걸로 뭘 하시려고?”
13. 업치락뒤치락

그 후 주성의 아내는 부실한 자기 연장(?) 탓으로 남자 사냥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 몹시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정말 전혀 뜻하지도 않게 그녀는 팔결성을 위해 아주 큰 공을 세우게 되었다.

소수성 성주(城主) 사리가 사냥을 구실로 잘 훈련된 무장 병사들을 거느리고 팔결성 동쪽 국경 부근에 자주 나타나곤 하자 팔결성 대신 창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성과 주성의 아내를 소수성 안으로 들여보내어 그곳 성주 사리와 모종의 담판을 짓도록 하는 것! 창리는 소수성 성주(사리)가 천하일색이라 소문이 자자한 주성의 아내에게 흑심을 품고 있을 거라는 세작(간첩)의 보고를 일찍이 받은 바 있었다. 그래서 창리는 외간 남자들을 건드려 엉뚱한 일을 자주 벌이곤 한다는 주성의 아내와 덜떨어진 주성을 한데 엮어가지고 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처리해 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판단은 적중하였다. 주성과 그의 미인 아내가 무슨 협의를 한답시고 소수성 안으로 들어오자 성주 사리는 기분이 너무 좋아 크게 벌어진 입이 도무지 닫힐 줄을 몰랐더란다.

그날 밤, 잔치를 벌이며 남편 주성에게 독한 술을 먹여 완전히 곯아떨어지게 만든 후 사리 성주는 잘생긴 그의 아내를 자기 침실로 데려와 질퍽하게 일을 치루긴 했지만 그 결과야 너무나 뻔 한 것! 사리 성주는 몹시 불쾌한 듯 저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단다.

“으음음……. 계집 맛이 없어도 어느 정도 문제지, 저렇게 순 맹물일 수가! 아니, 차라리 맹물이라면 그래도 시원한 맛이라도 조금 있지 대체 저건 뭐야? 에이! 괜히 내 X 맛만 버렸네! 다시는 내가 저런 계집 건드리나 봐라!”

결국 사리성주는 주성 부부를 고이 돌려보내주고는 그 후부터 다시는 팔결성 국경 부근을 얼씬거리지 않았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주성은 팔결 성주로부터 지금과 같은 지위를 얻게 되었으니 따지고 보면 이거야말로 확실한 내조(內助)의 덕이 아니겠는가?

강치 일행은 고개를 빳빳이 쳐든 채 어서 빨리 주성의 아내가 웅덩이 위로 다시 나타나 주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해주려는 듯, 잠시 후 주성의 아내가 나긋나긋한 걸음걸이로 다가와 웅덩이 안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아, 부 부인! 벌써 그 일을 마치셨습니까?”

“아휴! 빠르기도 하셔라! 일단 시원은 하시겠습니다.”

“자, 어서 내려오십시오!”

강치 일행이 몹시 기쁜 듯 군침까지 질질 흘려가며 말했다.

“잠깐만요. 아니, 얘야! 뭐하고 있니? 어서 빨리 그걸 가져오지 않고!”

주성의 아내가 어느 곳을 쳐다보며 큰소리로 짜증스럽게 외쳤다. 그러자 허름한 옷차림의 어느 소녀가 물 통 한 개를 두 손으로 받쳐가지고 급히 달려왔다. 주성의 아내는 그 소녀가 가져온 조그만 물통을 자기 발 바로 아래에 내려놓게 하였다.

“부인! 지금 그걸로 뭘 하시려고?”

강치와 그 일행은 주성의 아내가 발밑에 물통을 놓고 천천히 자기 치마를 위로 걷어 올리자 깜짝 놀라며 이렇게 물었다.

“어머머! 왜요? 여기서 제가 뒷물이라도 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답디까?”

주성의 아내가 두 눈을 곱게 흘기며 자기가 오히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아, 아니……. 그게 뭐 안 된다기 보다는요.”

“하, 하십시오. 부인! 얼른! 정 그렇게 하시겠다면 저희들이 굳이 말리지 않겠습니다.”

“어서 빨리 끝을 내시고 내려오세요.”

강치 일행이 또다시 기쁜 듯 아우성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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