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공유 … 공통 개념속 다른 운영 형태 눈길
공간의 공유 … 공통 개념속 다른 운영 형태 눈길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9.12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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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바라보다
<2> 서울, 공유도시로 거듭난다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공유도시를 선포한 서울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공유’ 도시를 느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가고 있다.

공공기관의 강의실이나 센터 등 유휴 공간을 시민들이 쉽게 대여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개설해 공간의 공유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의 주차장은 업무시간 외에는 전면 개방함으로써 시민들이 자유롭게 기관 주차장을 공유하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가 사용하는 예산을 공개해 시민들이 누구나 사이트만 클릭하면 볼 수 있도록 자료공유까지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의 주인은 바로 시민이라는 의식에서 출발한 ‘공유도시 서울’의 실천이다.

이처럼 한국의 중심도시 서울이 ‘공유’화에 앞장서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공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모색 중이다. 특히 ‘공유’라는 이상을 현실에 맞도록 실험적 운영을 시도하고 있는 ‘청년허브’와 ‘문화놀이짱’, ‘국민도서관’은 지자체에서 주목하고 있는 공유의 장이다. ‘공유’라는 공통된 개념과 인식 속에 각기 다른 형태로 ‘공유경제’를 실천해가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청년 허브- 청년 일자리 플랫폼

청년 일·자활·관계 플랫폼 제공
지원 하되 성과 발표 책임 없어
입주 청년 모임 통해 자료 공유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청년 허브는 청년들의 일과 자활, 관계를 맺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센터다. 올해 초 개관한 이곳은 청년들이 모여서 무엇인가 생산하고 창조하도록 지원한다. 서로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것을 만드는 협업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허브’는 청년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사회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공유’를 도입해 청년에게 자의 뜻을 펼칠 광장 같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즉, 청년의 가능성에 주목해 사회가 공공적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국가의 미래동력으로 발전시켜나가는데 ‘공유경제’가 도입된 것이다.

공유의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년 허브는 공간과 운영과 만남이 청년들에게 맞춰져 있다. 고령화나 실업률 상승 등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국면에서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희망과 도전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 자본과 연결시키고 가치 있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공간은 개방을 원칙으로 자유로운 운영을 지향한다. 또 지원은 하되 성과를 요구하지 않는 방식의 센터 운영은 선진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입주 청년들은 정기 모임을 갖고 자신이 하는 일을 공유하는 시간도 갖는다.

서민정 홍보팀장(사진)은 “사무실은 창업하기를 원하거나 창업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임대해주는 형식”이라며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지만,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은 없다. 다만 입주 청년들에게는 자료의 공유를 원칙으로 서로의 아이템을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청년들이 공부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청년포럼, 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카페 등은 청년들의 자발적 모임을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활동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서 팀장은 “청년들이 일하거나 배우고자 하는 모임에는 기획안에 따라 100만원까지 최대 5회 지원하고 있다”며 “이 역시 성과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원칙이다. 청년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을 지원하다 보니 자체적인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의 위기를 공유로 풀어가는 청년 허브는 단순히 일자리뿐만이 다양한 개인 활동까지도 지원하며 공동체 문화로 이끌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청년 허브를 연세대학교에 위탁 운영권을 주어 연 30억원을 3년간 지원하고 있다.  

△자발적 공유- 국민도서관 책꽂이

도서관에 '공유경제' 개념 도입
시민 소장 책 수탁뒤 대여 관리
정웅 대표 "세계적으로 첫 시도"

청년 허브가 관에서 지원하는 곳이라면 국민도서관 책꽂이(대표 정웅)는 개인이 운영하는 도서관이다. 공적 영역에 도전한 정웅대표는 공유경제 개념을 도서관에 도입한 화제의 인물이다.

시민들은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을 국민도서관에 수탁한 뒤 불특정 다수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다. 즉 책을 보관하고 다른 사람의 다양한 책도 대여받을 수 있는 도서관이다. 책은 한번 읽고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게 대부분이다. 내 책이지만 내가 읽을 책을 많은 사람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것이 국민도서관의 특징이다. 회원은 책을 인터넷으로 책을 빌려 택배로 최대 25권까지 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국민도서관은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공유경제 개념의 도서관이다. 사례가 없다 보니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인터넷 서점을 운영한 경험이 제도를 쉽게 정착하게 했다”며 “4월 현재 도서관에 책은 총 1만 9325종 2만 1714권을 보유하고 서비스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버리기는 아깝고 보관을 하자니 너무 공간을 차지하는 데서 착안했다”면서 “독자들은 책을 모두 사야 한다는 생각을 전환해 함께 읽는다는 생각과 함께 좋은 책을 공유하고 이를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확장된 의미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런 방식의 공유 운동은 도서관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기도 하지만 국가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현재 국민도서관은 시민의 책만 받은 것으로 우리나라 도서관 책 보유 30위권이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기업- 문화놀이짱

'예술 + 기업' 접목 목공방 운영
목공 이어 가구 재활용 선순환
공적영역 관심 기업 이윤 추구

예술과 기업을 접목한 목공방 ‘문화놀이짱’은 사회적 기업이다. 너무 많이 버려지고 대부분이 매립·소각되는 목재들을 모아 공방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2006년 문화교류사업을 기획한 것이 문화놀이짱의 시발점이다. 목공을 통해 공유가치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모임이 한발 더 나아가 가구들을 재활용해 선순환을 이루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사회적 기업으로 이곳의 가치도 공유경제다. 공유를 매개로 물건과 사람과 일을 연계한다.

안연정 대표를 주축으로 폐목재를 수거해 새로운 가구를 만들고, 또 공유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명랑에너지발전소’라는 플랫폼 비즈니스도 하고 있다.

운영에 있어서는 수익을 내야 하는 일반 기업과 비슷하다. 하지만 공적 영역에 관심을 두고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 마을이나 구 단위의 공공 행사에 참여해 버려진 가구의 변신은 물론, 공방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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