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양 전 형누군가의 가을 하나 스산히 굴러간다.
언젠가는 실팍지던 상수리 닮은 사랑
이제 떨구어야 할 언어들이 아파온다.
단풍이 마구 들기전에 그리운 사람아
희미하게 내려다보는 낮달이 수상하다.
세상 밖으로 통하는 창틈 더 벌어지고
내 목숨 한줄기 슬며시 빠져 나간다.
살점 속 세포들 차츰차츰 오그라들고
우화를 예감하듯 영혼이 바르르 떨린다.
매달려 바둥대는 몸짓을 해야 할 때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자꾸 그리운 사람아
아름찬 이 구월에는 사랑밖에 필요없다.
<작가약력>
1953년 제주 출생
서울예신대 문예창작과 졸업
<한국문인협회>,<현대시인협회>,<국제펜클럽한국본부>회원
<칠요시>, <한라산문학>, 동인
<제3회 열린문학상>, <제12회 한국자유시인상> 수상
현재 제주감귤농협에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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