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재 고개
유병택 <시인 도안우체국장>
해가 떠서 뒷산으로 들어가고
하얀 달이 떠서는 뒷산으로 들어가고
이성산 숲들은 그것들을 다 어쨌을까
밤새 수런수런 대며 그것들을 다 어쨌을까
시푸른 빛으로만 만들어서
먼데 애달픈 이의 새벽꿈으로도 보내는가
이성산 흘러나온 길 하나는
둥실둥실 흰 옷고름처럼 마을을 질러 걸어간다.
어두움이 차가워지올 때면 해를 띄우고
어둠이 오면 달을 밀어 올린다
모래재는 그것들을 다 어디에 숨겨 놓았다가
하루에 하나씩 내어 놓을까
모래재 오르는 길엔
한 짐 실은 차량들이 밤낮 없이
오르고 내리더니
해와 달을 만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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