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왜 하지?
공부는 왜 하지?
  • 김민영 <교사·생태교육연구소 터 회원>
  • 승인 2013.04.07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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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김민영 <교사·생태교육연구소 터 회원>

학부모가 되어 우리아이를 바라볼 때 왠지 우리아이가 특별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우리 아이가 특별히 머리가 좋고 똑똑해서 명문대를 가고 또 ‘사’자 붙은 직업도 갖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야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도 많이 벌고 자식이 편하게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현실적으로 그런 직업이 좀 더 살기 안정적이니까 자식이 좀 더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 나쁜 바람은 아닐 것이다.  

요즘 나는 모든 것에 ‘왜’라는 질문을 해본다.

우리 아이들이 특별히 똑똑해서 명문대를 갈 수 있는 걸까? 특별하다는 것은 공부 잘해서 좋은 직업 갖는게 특별한 것일까? 그렇다면 부모들은 왜 자식들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것일까? 돈을 많이 벌면서 편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일까? 그렇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수입이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어렵긴 하다. 역시 사회 시스템의 문제일까? 하지만 이런 시스템 문제속에서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나도 내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아이가 남들보다 뒤쳐질까봐 전전긍긍 할 때가 있었다. 이제 5살인데도 내가 아는 다른 애들보다 뒤쳐진다 싶을 때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가?, 다른 아이들은 학습지도 하던데 우리 애도 학습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갈팡질팡했다.

그렇지만 왜라는 질문을 하였다.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는 우리 아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나는 우리 아들이 특별하기를 바라지만 특별히 공부를 잘하거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고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 그렇지만 이렇게 결론내리기까지는 아직도 내안에서 또 다른 나와 싸우고 있다. 과거 학창시절 12년을 모범생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배웠던 현실의 나와 이상의 나이다. 아직도 현실의 나는 매년 10월이면 다면평가 자료인 ‘자기실적근무평가서’를 작성하고 또 2월이면 성과급기준에 따른 자신을 평가한다. 무엇이든 실적이 남아야 하고 실적없이 평가는 어렵다. 스스로 하는 자신의 공부보다는 ‘이수증’이라는 결과물이 더욱 중요하다. 현실의 나는 그 사람들과 또 경쟁하면서 S,A,B라는 성과급을 받고 그에 따라 돈도 받는다.

그러하기에 현실의 나는 또 다른 나와 끊임없이 매우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영어학원이며 또 두뇌발달이며 하는 플랑카드에 공부의 신이네 뭐부터 공부하면 좋다네 하는 방송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주관을 찾아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나]들이 교사로서의 역할과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잘 생각해봤으면 한다.

각자 다른 모습과 성격의 우리 아이들에게 30개의 똑같은 모양의 신발을 신으라고 강요하는 학교라는 시스템의 문제도 있고 또 우리 아이들이 갖는 어려움은 알려고도 하지 않고 공부만 하라는 부모나 교사의 자세도 문제가 있다. [이상의 나]로 온전히 살아가기는 어렵지만 현재를 돌아보고 문제를 안다면 과오를 심하게 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가꾸고 꿈꾸어 가는 데 교사나 부모는 함께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배우면서 성장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도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끊임없이 배우고 반성하고 노력해야하겠지, 부모로서 교사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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