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50>
궁보무사 <150>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8.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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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치일행 "혹, 혹시, 우리를 그 끓는 물속에"
37. 소용돌이 속에서

"그, 그러면. 아! 아! 대체 이를 어떻게 하나"

창리 역시 크게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근장 성주로서는 매일매일 미녀와 더불어 그 짓을 하는 것이 하나의 취미이자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그가 그걸 전혀 할 수가 없게 된다면 이에 대한 분풀이내지 화풀이를 어떻게 무슨 방식으로 행할는지 창리로서는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제 의견으로는 성주님의 그곳은 어차피 써먹지도 못하실 것이니 시커멓게 탄 채 볼썽사납게 달려있는 그걸 차라리 깨끗하게 떼어내 버렸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불필요하게 달려있음으로해서 상처가 자꾸만 덧나고 제대로 아물지를 않게 되어요.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시고 판단하신 뒤, 젊은 여자들을 불러 앉아서 오줌 누는 자세나 그 방법부터 착실히 배워두심이."

의원 양청은 이렇게 말을 하고난 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가며 안타까운듯 긴 한숨을 푹푹 몰아내 쉬었다. 아마도 이번 일로 인하여 성주의 주치의(主治醫)를 맡고 있는 자신의 위치가 심하게 흔들려지지는 않을까 지극히 염려하고 걱정을 하는 듯한 눈치였다.

바로 이때,

오근장 성주를 호위하는 삼외무사중 맏형격인 외평이 급히 달려와 창리에게 물었다.

"어찌된 일입니까 두릉의 부하 백곡이 저 혼자 성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갑자기 방향을 바꿔 동북쪽으로 자기 군대를 몰고 간다니."

"뭐 그, 그럴 리가"

창리는 외평의 말에 깜짝 놀라 두 눈을 번쩍 크게 떴다.

"동북쪽으로 말하자면 옥성(玉城)과도 거리상으로 떨어진 곳이요, 바로 금왕(金王)이 지배하고 있는 구역인데, 백곡이 별안간 그곳으로 군대를 몰고 가서 대체 뭘 하자는 건지요 이제까지 우리 팔결성과 적대시 하지 않고 지내던 금왕에게 맞짱이라도 한판 뜨자는 겁니까 어서 빨리 창리님께서는 두릉 장수를 찾아가시어 백곡의 군대 이동을 멈추게 한 뒤, 백곡 혼자 팔결성 안으로 들어오게 하라고 해주십시오. 지금 한시가 매우 급합니다."

"알았네. 내 곧 두릉을 찾아가서 그리하도록 전하겠네. 참! 성주님께선 지금 어떠신가"

창리가 물었다.

"상처가 아직 온전하게 아물지 않은 탓에 고열이 나고 갈증이 심하신지 물을 한참 찾으셨는데, 의원 치료를 받으시고는 지금 편안히 잘 주무시고 계십니다."

외평이 대답했다.

"제가 아픔을 잠시 잊게 만드는 약으로 치료해 드렸기 때문이옵니다."

옆에 있던 의원 양청이 자랑하듯 말했다.

한편, 주성의 지시에 따라 웅덩이 안에 들어가 열심히 땅을 파내고 있던 강치 일행은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상식으로 생각을 해봐도 이런 웅덩이를 불필요하게 깊이 더 파내야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이 웅덩이 바로 근처에 커다란 가마솥으로 맹물을 펄펄 끓이고 있는데.

도대체 왜 저럴까

혹, 혹시 우리들을 그 끓는 물속에

아! 아니야! 설마! 설마 그럴 리는 없어.

저들도 사람인데 지금까지 우리를 죽도록 괴롭혀놓고 이제와서 또다시 고문을 가하려고

이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저마다 겁에 질려 속으로 벌벌 떨고 있는데, 강치는 힘들게 파낸 흙을 자루 안에 담아서 위로 올리려다말고 갑자기 한손으로 자기 이마를 매만져보며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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