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변해야 산다
민주당, 변해야 산다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3.03.12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취재1팀장(부국장)

정치인들이 항상 착각하는 것이 있다. ‘국민들은 항상 우리 편’이라는 굳은 믿음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마음은 변화하고 아주 빠르게 생각이 달라진다. 그렇다고 그걸 탓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변하는 민심을 어떻게 우리 편으로 가져갈 것인지 끊임없는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고민이 변화와 개혁이다.

민주당 충북도당의 요즘 모습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 아니 아예 고민을 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충북 표심은 항상 우리 편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듯하다.

민주당은 지난 10여년동안 충북의 여당 노릇을 했다. 17대 총선에서 8석 싹쓸이를 시작으로 18대에도 선전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이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서도 선거를 승리로 이어갔다. 도지사를 비롯, 시장 군수 등 단체장과 지방의회 등 지방권력을 거머줬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 결과는 초라했다. 단 3석을 건지는데 불과했다. 이어 대선에서도 충북은 전국 득표율과 달리 큰 차이가 났다.

이쯤되면 민주당은 엄청난 수준의 고민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마감한 지역위원장 공모 결과를 보면 고민은 둘째치고 타성에 젖어 너무 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위원장과 도당위원장의 역할과 기능은 평상시와는 사뭇 다르다.

이런 시기적 중요성에 비춰볼 때 적어도 신선한 인물들이 이력서를 내밀었어야 했다.

결과는 초라했고 실망수준이었다는 것이 민주당 안팎의 반응이다. 선거때는 선수들이 보이는데 선수들이 평상시엔 학업에 뜻이 없다는 불만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정치일선에 나올 수 있도록 기성 정치인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냐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앞서 정치에서 물러난 정범구 전 의원이나 서재관 전 의원의 아름다운 은퇴가 빛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지역위원장 뿐 아니라 도당위원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구도 또한 예전에 볼 수 없던 모습이다.

민주당의 구심적 역할을 했던 홍재형-이용희 2명의 원로들이 후선으로 물러난 상태에서 앞으로 민주당 지역의 패권을 가를 고비가 되고 있다.

문제는 누가 민주당의 철학과 정신으로 앞으로 도당을 이끌어 가느냐이다. 그리고 변화와 개혁의 상징적 존재로 남을 것이냐 이다.

요즘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당원들이 어디가서 ‘민주당원이다’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는 한탄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 상황에서 민주당이 사는 길은 그야말로 창당 수준의 혁신을 통해 모든 것을 바꾸는 것 뿐이다. 개혁의 방향은 한마디로 얘기해서 인적쇄신을 비롯해 문화, 조직, 행태, 관행 등 모든 것을 뒤엎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민주당의 모든 것을 시대정신과 국민의 요구에 맞추어 바꾸는 것이다.

권력정치를 생활정치로 바꾸고 당 조직도 선거용 조직에서 국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봉사조직으로 바꿔야 한다. 당의 정체성 역시 이데올로기적 진보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민생진보, 실용진보, 실력있는 진보로 바꾸어야 한다.

또 용기있게 권력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 20세기적 투쟁이나 발목잡기 견제, 당리당략적 전술 전략이 아니라 정책과 실력, 도덕성과 헌신성으로 원칙있는 견제를 통해 확실하게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이런 과제를 안고 민주당은 중앙당이나 도당 할 것 없이 어쨌든 변해야 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