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복개천 산책로 '낯뜨거운 밤'
음성 복개천 산책로 '낯뜨거운 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3.03.10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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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음주·음란행각·집단폭력 등 빈번
감시용 CCTV 무용지물… 주민 "혈세낭비"

날씨가 풀리면서 음성군 음성읍 수정교와 음성교간 조성된 복개천 하상 산책로가 학생들 탈선의 온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학생들이 밀폐된 이곳에서 음주행위는 물론이고 음란행각, 흡연, 집단폭력 등을 일삼으면서 산책에 나선 주민들에게 공포감과 위압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시용 CCTV와 가로등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무용지물일 뿐 전혀 학생들의 탈선행각을 막는데는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주말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 20여명이 이곳으로 몰려와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흡연을 하는 등 탈선행각을 벌였다.

더욱이 이들은 산책을 나온 주민의 의식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남·녀가 보기 민망한 음란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뿐만 아니라 보란듯이 소주병을 벽과 기둥에 던져 깨트리는 등 위압감을 조성하면서 주민을 공포에 떨게했다.

또 자신들이 마시고 먹은 술병과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을 하천에 투기하면서 하천오염까지 유발시켰다.

이곳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후배들을 모아놓고 집단 폭력을 가해 물의를 일으킨 사실도 있다.

지난해 여름철에는 몰지각한 어른들까지도 이곳에서 몸보신을 위한 음식물을 직접 조리하고 술파티를 벌이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청소년들의 탈선을 부추기기도 했다.

주민 A씨(음성읍·여)는“날씨가 따듯해져 산책을 나왔다가 이곳을 지나면서 학생들의 탈선행위를 목격하게 됐다”며 “어린 남·녀 학생들이 서로 끌어안고 뒹구는 민망한 행위를 하는데다 마치 마약을 먹은 애들처럼 괴성을 지르고 술병을 깨트려 너무 무서웠다”고 밝혔다.

주민 B씨(음성읍·61)는 “복개천 하상에서의 청소년 탈선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벽화를 그려놓고 가로등과 CCTV를 설치해 놓았지만 예산낭비만 자처한 셈”이라며 “시설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관계기관의 감시·감독이 더 필요할 듯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음성군은 주민들의 건강과 건전한 여가생활을 위해 지난 2010년 10월 7억원의 예산을 들여 음성교부터 수정교 복개천 하상로를 통과해 국도 36호선 인근까지 폭 3m, 순환연장 3㎞의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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