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신화속의 날씨 <31>
반기성의 신화속의 날씨 <31>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8.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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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을 짝사랑한 님프 '클리튀에'
아폴론에 대한 애틋한 사랑 태양을 꼭 닮은 해바라기 클리튀에

‘일생에 오직 한 번, 단 한 순간의 사랑! 아아, 사랑에 눈뜬 여자의 눈동자…, 과연 누가 그 아름다움을 묘사할 수 있을까! 그것은 무언가를 호소하고, 그 가슴속을 털어놓으며 뭔가를 묻고, 몸과 마음을 모두 내 맡긴 눈매였습니다. 나는 그 매력에 저항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불에 달군 침에 찔린 것처럼 짜릿한 것이 내 몸을 스쳐왔습니다’
(투르게네프의 ‘짝사랑’ 중에서)
짝사랑은 홍역처럼 온 몸과 마음에 고통의 꽃을 피우는 열병이다. 홍역을 이겨내지 못하면 쓰러지듯이, 짝사랑의 열병을 이겨내지 못하면 상사(相思)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짝사랑의 열병에 한 번 걸려보지 않은 사람 없으리라.
"나는 태양신이다. 기나긴 세월의 흐름을 재고 삼라만상을 내려다보는 태양신이다. 대지 위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내 빛에 의지하여 사물을 보게 된다. 나는 우주의 눈(目)이다."

제우스의 아들이기도 했던 태양신 아폴론은 강하고 아름다웠다. 서양에서 금발이 미인의 조건이 된 것도 태양신 아폴론을 숭상하면서부터라고 한다. 태양신 숭배는 노란색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져왔고, 금발이 곧 미인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 금발을 만들기 위해 그리스 여성들은 맑은 날 하루 종일 태양볕을 쬐었다고 한다. 태양의 이미지와 직결되어 있는 노란색은 서양화가들에게 생명의 원천으로 표현되었다. 고흐의 '해바라기'나 '아를르의 여인'과 같은 그림이 프로방스의 태양아래 이글거리는 노란색으로 그려진 것도 태양의 정열적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태양이 생명의 원천이라는 근거는 과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 태양에서는 4개의 수소가 1개의 헬륨을 만드는 반응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핵융합을 통해 매초 약 500만톤의 질량이 방출된다. 지금까지 40억년 동안 태양 질량의 감소는 40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 전체 질량의 겨우 1% 방출로 약 1500만년간 지구 생명체 전부가 이용하는 열과 에너지를 지원해주고 있다. 태양이 지구 생명체의 근원이라는 말은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

삼라만상을 내려다보며 다니던 아폴론이 어느날 미(美)의 여신과 전쟁의 신이 저지르는 불륜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여신의 남편 화산의 신에게 이 사실을 일러주어 신들이 보는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하게 했다. 복수를 벼르던 미의 여신은 아폴론이 방심한 사이 아들 큐피드를 시켜 '사랑의 화살'을 쏘게 했다.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아폴론은 아시리아 왕의 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짝사랑에 빠진 아폴론은 사랑의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아, 당신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나의 심장과 영혼을 앗아간 처녀여, 당신을 볼 수만 있다면 나는 무슨 짓이라도 할 것입니다."

   
▲ 아폴론을 그리워하다 해바라기 꽃으로 변한 클리튀에
처녀를 조금이라도 빨리 보기 위해 아침이 되지 않았는데도 동쪽 하늘에 나타나는가 하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보기 위해 저녁이 되어도 바다에 뛰어들지 않고 서쪽 하늘에서 머뭇거렸다. 상사병에 걸린 아폴론으로 인해 태양빛이 약간 희미해질 때도 있었다. 짝사랑에 빠져버린 태양신이 시도 때도 없이 뜨고 지며 세상의 태양빛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자, 위기를 느낀 신들은 '사랑은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것이 가장 좋고, 용기 있는 사람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상사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던 아폴론은 신들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처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느닷없는 사랑고백을 받아 당황해하던 하던 처녀는 사랑고백을 한 이가 바로 시리아의 처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란색 태양신인 것을 알고 기쁘게 그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태양신을 짝사랑해 오던 '클뤼티에'라는 님프가 있었다.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햇빛이 비치면 당신 생각, 밤이 되어도 아침이면 떠오를 당신 생각, 하루 종일 내가 하는 일은 당신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일이었습니다. 비구름이 당신을 가리면 가슴이 찢어지다가도, 산들바람에 실려 오는 당신의 따뜻한 햇살 기운을 느끼면 얼마나 황홀한지 모른답니다."

자신의 사랑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태양신이 다른 처녀와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본 클뤼티에는 태양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사랑은 곧 질투로 변했다. 님프는 처녀의 아버지에게 그의 딸이 태양신과 불륜에 빠져 순결을 잃었다고 일러바쳤다. 분노한 아버지는 처녀를 땅에 파 묻어버렸다. 태양신이 빛줄기로 구덩이의 모래를 흩어내 처녀를 구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싸늘히 식어 있었다. 처녀만 죽어 없어지면 아폴론이 자기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님프에게 아폴론은 원망어린 눈길조차 한 번 주지 않았다. 상심한 클뤼티에는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다. 아흐레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넋을 잃고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매일 동에서 서로 하늘을 지나는 태양신만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 님프의 다리에서는 뿌리가 돋아나고 살갗에서는 파리한 잎이 돋아났다. 님프는 평생 태양신을 바라보며 살아야 할 해바라기 꽃이 되고 말았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해바라기하는 클뤼티에의 애절한 마음처럼 해바라기의 꽃말은 '애모(愛慕)', '당신을 바라봅니다'이다.

짝사랑은 홍역처럼 온 몸과 마음에 고통의 꽃을 피우는 열병이다. 홍역을 이겨내지 못하면 쓰러지듯이, 짝사랑의 열병을 이겨내지 못하면 상사(相思)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짝사랑의 열병에 한 번 걸려보지 않은 사람 없으리라.

"나는 태양신이다. 기나긴 세월의 흐름을 재고 삼라만상을 내려다보는 태양신이다. 대지 위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내 빛에 의지하여 사물을 보게 된다. 나는 우주의 눈(目)이다."

제우스의 아들이기도 했던 태양신 아폴론은 강하고 아름다웠다. 서양에서 금발이 미인의 조건이 된 것도 태양신 아폴론을 숭상하면서부터라고 한다. 태양신 숭배는 노란색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져왔고, 금발이 곧 미인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 금발을 만들기 위해 그리스 여성들은 맑은 날 하루 종일 태양볕을 쬐었다고 한다. 태양의 이미지와 직결되어 있는 노란색은 서양화가들에게 생명의 원천으로 표현되었다. 고흐의 '해바라기'나 '아를르의 여인'과 같은 그림이 프로방스의 태양아래 이글거리는 노란색으로 그려진 것도 태양의 정열적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태양이 생명의 원천이라는 근거는 과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 태양에서는 4개의 수소가 1개의 헬륨을 만드는 반응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핵융합을 통해 매초 약 500만톤의 질량이 방출된다. 지금까지 40억년 동안 태양 질량의 감소는 40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 전체 질량의 겨우 1% 방출로 약 1500만년간 지구 생명체 전부가 이용하는 열과 에너지를 지원해주고 있다. 태양이 지구 생명체의 근원이라는 말은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

삼라만상을 내려다보며 다니던 아폴론이 어느날 미(美)의 여신과 전쟁의 신이 저지르는 불륜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여신의 남편 화산의 신에게 이 사실을 일러주어 신들이 보는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하게 했다. 복수를 벼르던 미의 여신은 아폴론이 방심한 사이 아들 큐피드를 시켜 '사랑의 화살'을 쏘게 했다.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아폴론은 아시리아 왕의 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짝사랑에 빠진 아폴론은 사랑의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아, 당신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나의 심장과 영혼을 앗아간 처녀여, 당신을 볼 수만 있다면 나는 무슨 짓이라도 할 것입니다."

처녀를 조금이라도 빨리 보기 위해 아침이 되지 않았는데도 동쪽 하늘에 나타나는가 하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보기 위해 저녁이 되어도 바다에 뛰어들지 않고 서쪽 하늘에서 머뭇거렸다. 상사병에 걸린 아폴론으로 인해 태양빛이 약간 희미해질 때도 있었다. 짝사랑에 빠져버린 태양신이 시도 때도 없이 뜨고 지며 세상의 태양빛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자, 위기를 느낀 신들은 '사랑은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것이 가장 좋고, 용기 있는 사람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상사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던 아폴론은 신들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처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느닷없는 사랑고백을 받아 당황해하던 하던 처녀는 사랑고백을 한 이가 바로 시리아의 처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란색 태양신인 것을 알고 기쁘게 그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태양신을 짝사랑해 오던 '클뤼티에'라는 님프가 있었다.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햇빛이 비치면 당신 생각, 밤이 되어도 아침이면 떠오를 당신 생각, 하루 종일 내가 하는 일은 당신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일이었습니다. 비구름이 당신을 가리면 가슴이 찢어지다가도, 산들바람에 실려 오는 당신의 따뜻한 햇살 기운을 느끼면 얼마나 황홀한지 모른답니다."

자신의 사랑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태양신이 다른 처녀와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본 클뤼티에는 태양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사랑은 곧 질투로 변했다. 님프는 처녀의 아버지에게 그의 딸이 태양신과 불륜에 빠져 순결을 잃었다고 일러바쳤다. 분노한 아버지는 처녀를 땅에 파 묻어버렸다. 태양신이 빛줄기로 구덩이의 모래를 흩어내 처녀를 구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싸늘히 식어 있었다. 처녀만 죽어 없어지면 아폴론이 자기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님프에게 아폴론은 원망어린 눈길조차 한 번 주지 않았다. 상심한 클뤼티에는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다. 아흐레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넋을 잃고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매일 동에서 서로 하늘을 지나는 태양신만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 님프의 다리에서는 뿌리가 돋아나고 살갗에서는 파리한 잎이 돋아났다. 님프는 평생 태양신을 바라보며 살아야 할 해바라기 꽃이 되고 말았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해바라기하는 클뤼티에의 애절한 마음처럼 해바라기의 꽃말은 '애모(愛慕)', '당신을 바라봅니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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