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수없이 때리고 싶었다"
"감독 수없이 때리고 싶었다"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3.02.0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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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봉영화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 윤여정
세계 최초 영화 전체 원격 촬영

괴짜 감독·14명 배우 리얼리티

이하늬 "이해할 수 없는 컨셉트"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도

“감독 본인이 재밌자고 한 영화다. 우리는 희생양이다.”

배우 윤여정이 단단히 화가 났다. 영화 현장에 감독이 없었기 때문이다. 감독이 없는 현장,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도 상상하기 힘들다. 오랜 기간 연기 생활을 해 온 윤여정 역시 처음 겪는 일이다. 영화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다.

윤여정은 6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뒷담화 제작보고회에서 “당시 다른 작품을 찍고 있었는데 이틀만 나와달라고 하더라”며 “어떤 영화를 찍겠다고 설명하는데 잘 이해를 못했다. 지금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재밌자고 만든 영화”라며 “감독의 재미를 위해 배우들이 끌려나갔다. 우리는 희생양”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촬영 중 감독님이 앞에 있었으면 때리고 싶은 순간이 있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윤여정은 “수 없이 많았다”고 웃으며 “그 때 흰 코트를 새로 장만했는데 촬영장에 가다가 보리차를 엎었다. 그것 때문에 더 화를 많이 내기도 했다”고 답했다.

뒷담화는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원격 연출 영화를 찍겠다며 홀연히 할리우드로 떠나버린 괴짜 감독과 대혼란에 빠진 14명 배우들의 모습을 리얼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 영화 전체를 원격 촬영한 것은 뒷담화가 처음이다.

영화 콘셉트에 맞춰 이재용 감독은 화상을 통해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나서 이날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스마트폰 프로모션을 위한 단편영화제안을 받고 구상하다가 모든 정보와 자료들을 인터넷으로 하는 걸 깨달았다”며 “영화도 앉은 자리에서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원격 촬영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감독이 없는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저도 궁금했다”며 “기본적인 컨셉트를 설명했음에도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 모두 믿지 않았던 것 같다. 설정 정도만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감독이 없는 현장, 원격 디렉션 등 새로운 시도를 무작정 하기엔 이 감독 본인 스스로도 불안했다. 영화 예고편을 보면 이준익 감독이 등장한다. 불안한 마음에 이재용 감독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배우들이 당황해 하는 건 당연한 일. 설명을 충분히 들었음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컨셉트였던 것. 이하늬는 “정확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잘 이해를 못했던 것 같다”며 “새롭지만 굉장히 걱정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뒷담화는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로써 정은채는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과 뒷담화, 두 작품으로 베를린을 향한다. .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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