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
  • 허원욱 <청주시 총무과장>
  • 승인 2013.01.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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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허원욱 <청주시 총무과장>

유난히도 추운 금년 겨울! 따뜻한 우리 집 창밖에 누군가 떨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 고독하게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들의 고단한 삶과 죽음에 따뜻하게 관심을 기울여 주거나 아픔을 함께 나누려 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한 가족임에도 부양의무를 가진 자녀들이 노인어른들을 보살피지 않아, 삶이 힘들고 소외된 노인 어른들의 자살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0년 자살자는 1만 5566명으로 2000년 6444명보다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는 30명을 상회,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2년 기초생활 수급자는 141만 명으로 매년 그 수가 줄고 있다고 하나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소득기준을 적용하여 일시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생활고를 겪는 상대적 빈곤층 서민과 노숙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렇듯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서서히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양극화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국민 1인당 평균소득이 2만 달러를 상회하면서 심화되는 일반적 현상을 가져왔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자살자가 급증하고 사회 불만세력이 점증하는 등 매우 심각하게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소득 양극화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환경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산업의 첨단화와 자동화로 기업은 발전해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이다. 소위 고용없는 성장시대를 맞이하면서 일반 서민들의 삶은 더욱 핍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의 원인은 정부의 정책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를 키워야 나눌 수 있는 몫도 키울 수 있다는 논리로 성장우선정책에 입각하여 수출을 늘리고 대기업을 키워왔지만 서민들은 높은 물가고에 시달리고 더 많은 일할 기회와 사업할 기회를 얻지 못 하고 있다. 민생경제가 좋아져야 소비도 늘고 국민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회 양극화의 해소방안은 무엇인가?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다.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날로 심각해져 가는 소득 양극화 문제에 대해 제대로 맥을 짚고 진단을 해서 올바른 처방을 제시하여 중·장기적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적극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잘 나가는 대기업은 기업의 힘만으로 세계 일류기업이 된 것은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부의 지원, 중소기업의 희생적 납품 협조, 국산제품에 대한 국민의 애정 등 국가·사회적 지원에 힘입어 세계 일류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현재도 기업 차원의 복지재단 설립과 기부를 통해 점차 기업 이익금의 사회환원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만큼 기업과 기업주 차원의 사회환원이 선진국 수준으로 통 크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 양극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실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자체의 투자를 늘려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범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 올 겨울은 이상 기온으로 이전 겨울보다 더 춥고 많은 눈이 내려,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쪽방주민 등 취약계층 영세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 모두는 따뜻한 우리 집 창밖에서 떨고 있는 어려운 이웃과 고독하게 죽어가는 이웃들이 희망을 가지고 건강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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