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논란 빚는 이기용식(式) 화법
계속 논란 빚는 이기용식(式) 화법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3.01.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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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용 충북교육감의 도지사 출마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또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지 참으로 난감하다. 처음 관련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그저 소문에 불과하겠지”라며 일축했지만 언론에서 계속 이 문제를 기사화 하는 바람에 요즘 들어선 시중 사석의 단연 안줏거리가 됐다.

물론 가설일지언정 만약 이기용 교육감이 출마할 뜻을 가졌다면 이미 본인으로선 언론의 호들갑() 때문에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이번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배경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굳이 지적한다면 이 교육감 본인의 화법에서도 한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난 자신의 출마설에 대한 이 교육감의 답변은 대략 이렇게 정리된다. “교육 이외의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았다.” “교육 외에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언제 도지사에 출마한다고 했나, 없는 사실을 언론에서 보도해서 (출마설이)불거졌을 뿐이다.” 등 등이다. 답변들이 하나같이 과거형으로, 결국 지금까지의 처신은 그랬다 하더라도 앞으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절대로 출마하지 않는다”는 식의 미래형 단정적인 언사가 단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그것으로 모든 게 정리될텐데도 이제껏 이 교육감의 답변은 이렇게 선을 긋는 경우가 없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때의 안철수 화법에 빗대어 ‘이기용 화법’ 역시 고도의 판단을 필요로 한다고 볼멘소리까지 한다. 한 술 더 떠 출마여부를 떠나 이 교육감이 현재의 소문과 억측들을 즐긴다는 말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엔 한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오직 교육에만 신경쓴다”면서도 “다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나 여건이 다른 길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긴 것으로 전해져 이래저래 궁금증만 증폭시켰다.

여하튼 이 교육감의 출마설은 교육감 출신이 광역자치단체장까지 넘보게 되는 우리나라 초유의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더군다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 이시종 지사에 맞설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는 새누리당의 고민까지 겹쳐지면서 이 교육감의 출마설은 여전히 확대 재생산되는 실정이다. 도내 교육가족의 기본 표에다 정당의 지지까지 더해진다면 못할 것도 없다며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이들도 많다.

분명한 것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사례에서 보듯 교육이 지나치게 정치에 노출되거나 휘둘리면 그 폐해는 교육인들이 가장 먼저 입는다는 사실이다. 이를 고민한다면 이기용 교육감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다시 한 번 전후관계를 냉정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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