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적십자사의 '특별한 악수'
충북도·적십자사의 '특별한 악수'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3.01.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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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특별회비 전달
성 회장에 화해의 손길

화합·업무매진 뜻모아

전공노에 협조 당부도

충북도와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가 화해무드로 돌아섰다. 회장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4개월 간 지속됐으나 양 측 수장의 만남으로 풀렸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11일 충북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성영용 충북 한적 회장에게 적십자사 특별회비를 전달했다. 첫 만남을 가진 이 지사와 성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하고 도민을 위한 일에 함께 매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10분 동안 이뤄진 회동에서 성 회장은 적십자 특별회비를 납부해준 이 지사에게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앞으로 적십자사가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8월 회장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관련해 이 지사는 “오해는 벌써 푼 것”이라며 “이젠 모든 도민이 (적십자사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적십자사가 모금 목표액을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도민을 대상으로 일하는 것은 도와 적십자사 모두 같다”며 “과거는 잊고 오해는 모두 푼 것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주변에서 (충북도와 적십자사가) 갈등을 빚는다고 하는데 그런 건 없다”며 “봉사단체 회장에 불과한 제가 훌륭한 지도자(이 지사)의 상대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날 이 지사와 성 회장이 공개적으로 만남을 가져 갈등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두 기관은 성 회장은 취임 후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충북 한적이 이 지사가 추천해준 인물을 거부하고 성 회장을 추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런 배경에 도는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한적십자사 중앙회가 성 회장을 추인함으로써 두 기관의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11월엔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가 적십자 회비 모금에 공무원이 동원되면서 사실상 강제모금이 이뤄지고, 공무원이 현행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모금지원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전공노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따라 공무원 조직은 모금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지로용지 배부 업무를 처리해야 할 일부 이장·통장·반장들까지 이를 거부해 상황이 악화되기도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지사가 적십자사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공노 충북본부 임원들을 만나 회비 모금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던 ‘적십자사 회장 선출 파문’은 해를 넘겨 잠잠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갈등을 완전히 푼 것이 아니라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반응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성 회장의 직접적인 ‘사과’가 있었다면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날 만남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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