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박소영 교사 (충주 성남초)
  • 승인 2013.01.1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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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박소영 교사 (충주 성남초)

지난 연말, 우리 지역 영재학급(수학·과학) 최종 심층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날 내린 눈도 아직 길가에 수북했고, 날도 어지간히 추운 날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심사에 임하는 아이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밝게 빛났다. 자신들이 준비한 지원동기를 조리 있고, 자신 있게 말할 때에는 무척이나 대견해 보이다가도, 수학·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나 개념을 묻는 질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나 또 귀여울 수가 없었다.

연말연시였기 때문이었을까? 한 심사위원님의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이제 이틀이 지나고 나면 2013년이 됩니다. 그러니까 오늘이 2012년이 시작된지 364일째 되는 날인가보군요. 왜, 사람들은 이렇게 1년을 365일로 정한 걸까요?”

이 질문에, 바로 천체의 움직임을 이야기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동문서답을 하거나 엉뚱한 창의성을 발휘해 답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가끔은 아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유쾌한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우리는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 즉, 양력 달력을 사용하고 있다. 흔히 달력의 년, 월, 일의 시간단위들은 천체의 움직임을 반영한다. 년(年)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고, 월(月)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슷하며, 일(日)은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1년을 무조건 365일로 정해놓으면 안된다. 1년 즉 지구가 한 바퀴 공전하는 시간은 정확히 365일 5시간 48분 46초(365.2422일)이기 때문에, 4년 후에는 하루가 빨라지고, 40년 후에는 열흘, 120년 후에는 한 달이 빨라진다. 그리하여 로마의 율리어스 황제(B.C.46)는 4년마다 하루를 더해주는 달력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또한 한 해의 길이를 실제보다 약 11분 가량 길게 잡은 셈이 되어 약 1600년이 흐르면 열흘 정도 차이가 생겼다.

그래서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1582년)는 4년마다 하루를 더 넣되 그 해가 100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그냥 놔 두고, 400으로 나누어질 때는 윤년으로 하는 규정을 넣어 달력을 다시 고쳤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양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레고리력에 따른다 할지라도 1년은 365.2425일이 되어 천문학의 회귀년보다 26초(0.0003일) 길고, 약 3,300년마다 1일의 편차가 난다고 한다.

3300년에 1일의 편차!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많은 이들이 겨울방학의 한 중간에 서 있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혹시라도 지난 몇 주 잃어버린 시간들이 있다면, 그 시간을 찾도록 노력하자. 2013년의 소중한 저마다의 소망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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