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터넷 은어외 인두질
청소년 인터넷 은어외 인두질
  • 김우영 <소설가>
  • 승인 2012.12.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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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의 에세이-우리말 나들이
김우영 <소설가>

1990년대 이후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네티즌 특히, 엔세대(N←Network 世代)라고 불리는 10대 청소년들이 만들어 사용하는 언어가 통용되고 있다.

이렇게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과 같은 온라인상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통신언어','채팅언어', '사이버 언어(사이버 은어)', '인터넷 언어'등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이야기 한다면 '인터넷상의 통신 언어'정도가 맞을 듯 하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는 간결하게 '통신 언어(통신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쌈짱, 겜짱, 노래방짱, 강짱, 돈짱 등은 모두 얼짱에서 시작된 신조어이다. 그러나, 요새는 <짱→꽝>의 2차 패러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얼꽝, 몸꽝, 쌈꽝, 겜꽝, 노래방꽝, 강꽝, 돈꽝 등으로 ~ 꽝은 화투놀이 광(光)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들의 축약언어는 이렇다. 어서오세요, 선생님 → 어솨요, 샘 / 반가워 → 방가 / 짜증난다 → 짱나 등이다. 또 소리나는대로 적기이다. 어이없다 → 어이엄따 / 친구 → 띤구 등 이다.

은어로는 담임선생님 → 담탱(담임선생님) / 당연하다 → 당근 등 있다. 그리고 단어 형태 바꾸기 있어요 → 이써여 / 왔어요 → 왔어염/ 하나요 → 하남유 등이다. 의성어·의태어이다. 놀랍다 → 허걱 / 황당하다 → 헐 / 즐겁게 → 즐감 등이다. 외계어로 오빠 → 읍ㅎF / tonight → 2nite 이다.

산골에 갔는데 갑자기 사진 찍을 일이 생겼다. 할머니에게 집에 디지털 카메라 있느냐고 물었다.

"왜 우리집 돼지털 야기를 허는기여? 우리집 털 많은 돼지는 저 뒷칸에 있어유."

하여 실소를 지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을 일이 생겼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물었다. 집에 컴퓨터 있느냐? 그리고 인터넷을 아느냐? 하고 물었더니 이가 다 빠진 합죽한 입모습으로 이러신다.

"왜, 인두질 헐라구 그러는기여?"

전화로 연락할 일이 있어 가까운 이웃에 핸드폰 가진 사람이 있느냐? 물었다.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신다.

"뭐여, 핸드기. . . 핸복기? 우리 노 부부는 행복허지. 둘이 테레비 안보고 복합헌 세상과 등 지고 살응께. 참말로 행복혀 . . . ! 우린 그런 핸보기 웂어두 잘 살응께 느덜이나 도야지나가 지지고 볶고 살어? 어여가라 어여 !"

". . . . . . !?"

여기에서 자연에의 순응하는 삶과 현대인의 과학문명을 받아들이는 삶이 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가치있는 인생이다. 어느 것이 옳고 좋으냐의 질문은 오히려 우문(愚問)이 된다. 앞에서 말한 인터넷 현대용어를 척척 잘 알아듣고 지지고 볶으며 사는 문명인이 행복한가? 아니면 시골의 할머니 말씀처럼 테레비 안보고 세상 등지고 사는 것이 행복한가?

"투 비 오어 낫 투비(살아야 할 것이냐 죽어야 할 것이냐?)!"

"오, 신이여 나에게 진리의 길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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