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가 대통령 후보와 소통하는 법
이시종 지사가 대통령 후보와 소통하는 법
  •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 승인 2012.10.1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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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18일자 지역신문을 읽다가 한 장의 사진기사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바로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사진과 함께 실린 기사는 이날 충북을 방문한 문 후보가 도청을 찾아 이 지사를 만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와 같은 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만남은 두 사람간의 유대 과시가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일 것입니다. 대통령 후보는 방문 지역 단체장과의 스킨십을 통해 지역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단체장은 자신의 정치적인 위상을 보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미디어 이야기'라는 제목의 칼럼에 어울리지 않는 민감한 정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시종 지사가 선택한 대통령 후보와의 소통방식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찬을 마치고 충북도청을 방문해 약 15분간 이 지사를 만났습니다. 예상대로 이 지사가 현관까지 나와 문 후보를 맞았습니다. 덕담을 나누고 활짝 웃으며 사진촬영에도 응하고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기관단체장과 정치인들이 만났다는 내용의 기사는 주로 반갑게 악수를 한다거나,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는 사진과 함께 보도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이 연출됐고, 많은 언론이 두 사람의 만남을 보도하면서 '이 지사가 자료를 가리키며 문 후보에게 지역현안을 설명하는 사진'을 함께 내보냈습니다.

이 지사는 문 후보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응접 테이블로 안내한 뒤 우리 지역현안 자료를 펼쳐 보이며 조목조목 설명하고, 작심한 듯 문 후보에게 지역현안 해결을 힘주어 건의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충북의 현안을 반드시 해결해달라'고 노골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것입니다.

이날 이 지사가 문 후보에게 건의한 현안은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조기완공과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수도권전철 청주공항 연장, 동서5축 고속도로 건설 4가지라고 합니다. 만일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이날 이 지사가 강력히 주문한 충북 지역현안을 결코 외면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 지사를 만난 뒤 충북도지식산업진흥원에 마련된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고 현안 건의만 받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최소한 충북을 각인시킨 효과는 충분히 얻은 셈입니다.

이 지사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지역 현안사업이 각 정당과 후보들의 대통령 선거 공약에 반영되도록 추진하라'고 실무부서에 주문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날 상황에 비추어 봐도 이 지사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만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이 지사가 선택한 유력 대통령 후보와의 소통방식은 '과시'가 아니라 '실속'이었습니다. 즉석에서 이뤄지는 스킨십을 통한 소통을 뛰어넘어 현안에 대해 건의를 했고, 기회가 되면 반드시 이에 대한 답을 해달라는 강력한 소통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소통방식이 얼마나 큰 효과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다른 정치인들과 차별화 함으로써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 같은 차별화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소통을 통한 홍보 마케팅에서 적지 않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소통은 개인간의 유대강화가 됐든 기업이나 기관의 홍보가 됐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하고 차별화된 메시지는 큰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수 싸이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미국을 따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듯이 홍보마케팅에도 모방과 답습을 넘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창조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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