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放生)의 의미
방생(放生)의 의미
  • 혜성 스님 <진천 자재암 주지>
  • 승인 2012.10.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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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혜성 스님 <진천 자재암 주지>

가을은 중추를 지나 이제 만추의 절기로 접어들고 있다. 추수를 하고 가을 걷이를 서둘러 겨우살이 준비를 해야 될 시기인가 보다. 조석으로는 서늘한 기운에 따뜻함을 찾게 되고 한낮에는 다시 더위를 느껴야하는 일교차 심한 날씨에 수목들도 겨우살이 준비에 바쁜가 보다.

방생이란, 쉽게 말해 죽음에 이르게 된 어개류(魚介類)를 살려주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금강명경에 이르기를 류수장자(流水長者)가 물고기 일만마리를 구제하여 천태지자(天台智者)의 덕을 갚았다하니 이것이 방생의 기원이 되었다. 당나라 숙종2년(서기759년)에는 나라에서 방생지를 81개소 정하여 살생을 금하고 방생을 권장하니 생명존중 사상의 역사는 일류의 생존과 함께 지속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방생을 단순하게 죽게 된 물고기를 살려 놓아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방생의 큰 의미는 생명존중 사상의 실천이요, 부처님의 자비(慈悲) 사상의 실천임을 간과하여서는 아니된다. 비록 작은일이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희생과 봉사로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마음. 이것은 나혼자만이 잘되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기쁘고 편안해하므로 나도 같이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시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니 어찌 소홀하게 할 수 있으랴!

이것을 그대로 우리의 일생생활로 인용한다면 작게는 가족화합의 뿌리요, 크게는 이웃을 사랑하고 이 사회를 맑고 밝게 하는 청량제가 되어 상생(相生)과 상부상조의 도리를 실천하는 근원이 될 것인 즉, 이 시대 물질만능에 사로잡혀 각박해져가고 있는 사회의 밝은 등불이 아니겠는가.

천하(天下)의 미물이라 할지라도 살아있는 생명체는 각기 필요에 의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생을 통하여 서로 먹이의 사슬이 되고 또 다른 생명의 기원을 만들어 가도록하는 것은 그대로가 자연의 보호이자 환경보존의 기본이라 할 것인바, 방생이란 광대무변한 큰 뜻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불가(佛家)에서도 방생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 실천도 많이 퇴색하여 가고 있음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방생의식을 통하여 생명존중의 의식을 넓혀가고 상대를 이롭고 즐겁게 하는 상생의 원리를 정착시켜 갈 수 있는 방편이 된다면 그 얼마나 큰 공덕(功德)이겠는가.

모든이에게 이롭고 유익한 것이 요익중생(要益衆生)이요, 항상 즐겁고 편안한 것이 상락아정(常樂我淨)일진대 나의 조그마한 집착과 욕심을 덜어내고 선업(善業)을 쌓아간다면 모든 죄업(罪業)은 소멸되고 그 자리에 바로 극락정토(極樂淨土)가 될 것이니 극락세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요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오직 내 마음에 있다 할 것인 즉 우리 모두 하루하루를 극락세계에 머물지 않으시려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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