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在來市場)이 재래시장(再來市場)이 되길
재래시장(在來市場)이 재래시장(再來市場)이 되길
  • 김광수 <충북도의회 의장>
  • 승인 2012.09.2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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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광수 <충북도의회 의장>

재래시장에는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정겨움과 사람사는 냄새, 그리고 어린시절 어머니 꽁무니를 졸래졸래 따라 다니던 시골장의 향수가 있기에 필자는 인근 재래시장을 즐겨 찾는다.

그런데 우리의 따뜻한 기억을 담고 있는 재래시장이 최근 처한 상황을 보고 있자면 '간어제초(間於齊楚)'라는 옛말이 떠오른다.

전국시대에 강국이었던 제(齊)와 초(楚) 두 강자의 틈바구니에서 오랫동안 모진 고난을 당해야만 했던 등나라를 빗대어 '약자가 강자들 틈에 끼여 괴로움을 당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이다.

지금 우리 재래시장의 상황이 두 강국에 끼여있는 등나라의 모양새다. 대형유통업체는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력과 조직력을 무기로 무차별적으로 지역 상권을 장악했고, 유통 공룡들의 한계없는 진출은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소위 말하는 명절 대목인데도 불구하고, 통로가 막히고 제수용품과 설맞이 용품 구매고객으로 붐비던 시장의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상인들은 한숨과 체념으로 허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대의 흐름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며 전통시장을 포기해야 할까. 그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교환의 장소가 아니다. 서민경제의 터전이자 지역경제의 뿌리로서, 우리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삶의 현장인 것이다.

이에 재래시장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다각적인 방안들이 시도됐고, 상인들의 자구적인 노력이 있어왔다.

충북도의회에서도 지역 대형마트들이 중소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정비될 때까지 의무휴업에 자발적인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9월11일에는 국회를 방문해 대규모 점포의 월4회 일요일 의무휴업일 등의 내용을 반영한 유통산업발전법을 조속히 개정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재래시장이 다시 일어나고 활력의 꽃을 피우기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상인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전통시장을 찾고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시장경영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추석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상차림 기준 소요비용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6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고, 먹음직스러운 먹을거리와 하나 더 주는 훈훈한 인심, 그리고 더하고 깎는 흥정으로 생동감이 넘쳐 흐르는 재래시장에서 가족과 함께 이번 추석 장보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도민 여러분께 제안해 본다.

우리의 이웃이자, 서민경제 지킴이인 소상공인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좀 더 저렴한 물건 구입으로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그야말로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보기가 될 듯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어머니를 따라 간 시장에서 눈에 보이는 두부마다 몰래 손가락으로 찔러보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살려보는 추억여행은 재래시장 장보기의 덤이다.

'재래시장(在來市場)'이 고객이 다시 찾는 진정한 '재래시장(再來市場)'이 되길 바라며, 도민 모두의 얼굴에 한가위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가 가득하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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