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 죽어가는 생명 외면하는 잔인한 세상
도로위 죽어가는 생명 외면하는 잔인한 세상
  • 오태경 기자
  • 승인 2012.09.20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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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급증 '속수무책'
사체처리 지연 연이어 사고
치료 가능 동물들도 많아

운전자들도 발견땐 '아찔'
신속처리 위한 대책 시급

도로로 나온 동물이 자동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이 크게 증가하면서 인간의 잔인함의 정도도 비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드킬'을 당한 동물의 사체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손모씨(57·자영업)는 이와관련, "로드킬을 당한 동물의 사체가 곧바로 치워지지 않고 방치됨으로써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죽은 사체를 또 다른 자동차가 연이어 치고 간다"면서"죽은 사체가 수많은 자동차에 반복해서 치여 생선포 처럼 돼 녹아 없어지도록 인간의 잔인함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로드킬 당한 동물 사체 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기관과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한 전담반 가동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올들어 청주지역에서만 최근까지 로드킬 피해를 당한 동물은 모두 123마리이며, 이는 지난해 한해동안 99마리에 비해 이미 20마리 이상 늘었다.

이 중 로드킬을 당했으나 죽진 않아 동물병원치료를 받은 동물은 84마리다. 이 역시 지난해 67마리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도심지역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외곽지역에서 로드킬을 당하면 대부분 살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더욱이 로드킬을 당한 동물사체로 인한 교통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운전중 도로에 방치된 동물 사체를 본 운전자가 놀라 피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실제로 최근 청주에서 증평으로 차를 몰고 가던 김모씨(42·여)는 동물 사체를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김씨는 "운전하다가 갑자기 죽어있는 동물이 보여 놀라 핸들을 돌리면서 옆차선에서 오던 차량과 부딪치고 말았다"면서 "옆차 운전자의 현명한 대처로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와관련, 손씨는 "야생동물 뿐만 아니라 유기동물이 많아지면서 로드킬의 위험도 비례해 높아지는 것 같다"며 "사체처리가 바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통사고 위험도 문제지만 인간의 잔인함과 혐오스러운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제도권에서 사체처리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다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로드킬 신고가 들어오면 야생동물 구조원이 현장에 나가 동물이 죽은 경우 폐기하고 살아있는 경우 야생동물 치료센터로 보내 치료한다"며 "로드킬 당한 동물을 찾아 무작정 돌아다닐 수는 없어 신고가 들어올 때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향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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