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뭐길래
술이 뭐길래
  • 이순희 <산남종합사회복지관장>
  • 승인 2012.07.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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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이순희 <산남종합사회복지관장>

술은 과연 무엇인가? 정확히 말하면 술 자체라기보다 알콜중독에 대한 고민이다. 술을 먹지 않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의 모습과 알콜중독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의 전혀 다른 모습이 순간 교차하기 때문이다.

알콜중독은 전통적인 음주 습관의 영역을 넘어 술을 마시는 경우를 말하며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든간에 그로 인해서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고통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재발이 쉽고 지속적이며 지나친 음주 때문에 신체적인 장애, 감정의 이상, 취업의 곤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를 갖게 된다.

사람이 술을 마시는 행동에 대해서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알콜중독을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부터였으며 알코올중독의 원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정신분석이론이 주장되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다. 인간은 환경과 더불어 생활하고 환경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왜 술을 마시고 술과 관련된 문제를 가지는가?'라는 질문은 알콜중독 연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것이다. 개인의 사회적 관계망인 사회적 환경을 보면 가족이나 친구, 주변사람의 음주가 그 개인의 음주에 미치는 영향과 부모의 음주가 자녀의 음주에 대한 태도 형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사회의 규범 측면을 살펴볼 수 있다. 규범이란 집단의 구성원들이 집단에서 적절한 행동양식이라고 믿고있는 신념으로 집단구성원들의 행동을 보고 학습하고 집단에서 수용하는 행동이다.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음주규범은 그 사회 구성원의 음주유형과 관련 있다. 음주에 대한 엄격한 태도를 지닌 나라보다 음주규범이 느슨하여 음주에 대해 관대한 나라에서 알콜중독자의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음주에 대한 사회적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복지관 앞 정자는 술로 인해 서로 시비가 붙어 시끄럽고 그것을 바라보는 주변사람들은 무감각한 채로 공황상태에 빠져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복지관에서는 '건강한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초에 실시한 지역실태조사를 분석해보니 우리 지역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응답자의 30.6%가 알콜중독이라고 답했으며 문제가 되는 우범지역으로는 53.6%가 단지내 정자라고 응답하여 쉼터의 역할을 하는 장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음주로 인한 문제를 일이키는 장소가 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알콜중독은 본인은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를 망치는 주범이며 죄악이다. 알콜중독을 심각한 질환으로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의 주위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지역을 '건강한 마을'로 만들기 위해 이제는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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