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청주 통합, 이제부터 시작이다
청원-청주 통합, 이제부터 시작이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2.06.2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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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청원군민들은 통합을 택했다. 이로써 지난 20여년 동안 청주·청원 지역사회를 옥죄어 온 가장 큰 문제가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통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동안의 과정이 통합의 겉모습을 갖추기 위한 절차였다면 앞으로는 통합의 실제적 기제(機制)를 이루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27일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양측, 특히 반대에 섰던 세력들은 깨끗이 승복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이 비밀 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기에 더욱 그렇다. 설령 소소한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해도 앞으로는 투표결과에 대해 근원적인 이의를 달 수 없게 됐다. 선거운동기간 중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념을 다해 활동했기에 그 마무리 또한 명쾌해야 박수를 받는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는 통합반대가 아니라 통합을 전제로 한 시민운동을 주도하라는 것이다.

향후 통합과정이 당초 약속대로 합리적으로 전개되기 위해선 그 누구보다도 반대편에 섰던 인사들의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가 절실하다.

무조건 반대라는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통합의 한 주축으로서 대안을 제시하는 현명한 활동을 기대한다.

어차피 시 지역과 군 지역의 통합이기에 향후 청주시의 행보는 철저하게 배려와 포용이라는 두가지 잣대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호 신뢰적 관계가 깨진다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잡음이 날 수밖에 없다. 이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경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가 누구에게 관심을 갖고 베품을 표한다고 할 때 주는 사람의 입장에선 당연히 크게 느껴지지만 반대로 받는 처지에선 늘 부족하고 작아 보이기 마련이다.

이를 안다면 청주시는 마지막까지 상대를 이해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앞으로의 통합과정이 너무 지엽적인 문제에 매몰되다 보면 통합의 근본취지마저 희석될 수가 있다.

통합의 실무 과정에서 소위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식의 이기적 충돌이 일어난다거나 혹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면서 서로 물고 늘어지는 감정싸움이 야기된다면 초장부터 싹수가 노랗게 된다.

자치단체간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특정 사안에 대해 포괄적이고도 총체적으로 접근해야지 단순히 표피적 명분이나 물리적 수치만을 가지고 다툴 경우 오히려 시행착오만 양산할 지도 모른다.

실제로 현재 뜻있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향후 통합논의가 지나치게 주고 받는 식의 로드맵으로만 진행될 경우 통합의 근본취지가 망가질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다.

내부 잡음의 입막음에만 신경쓰다가는 결국 통합의 껍데기만 뒤집어 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치단체간 통합을 이루고서도 여지껏 갈등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지역들이 바로 이런 함정에 빠져 헤매고 있다.

어쨌든 이번 주민투표에 의한 통합 결정으로 충청북도 특히 청주권은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뭐니뭐니 해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다시 말해 청주시를 청원군이 빙 둘러싸는 기형적 행정구조로 인한 소모적 갈등을 일거에 불식시키게 됐다는 점에서 이거야 말로 '역사적인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도민들로선 그야말로 20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다.

그동안 숱한 논란에도 불구 마침내 현명한 판단을 내린 청원군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러한 주인된 신념이야말로 충북이 갖고 있는 궁극적 잠재력이라 하겠다. 때문에 한 단계 높여진 시민의식이 가져올 효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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