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수학선생님'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수학선생님'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2.06.03 2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년동안 야학교사로 봉사
정진학교서 중·고 과정 수업

"시민들 배움의 기회 갖기를"

야학교사로 무려 14년 동안이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무원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제천시청 지역개발과에 근무하는 김창순씨(시설7급).

김씨는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제천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김씨는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공무원이 아닌 수학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그의 활동무대는 제천시 남현동 (옛)동현동사무소에 위치한 야간학교인 '정진학교'다.

김씨의 소박한 지식이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여태껏 수업한번 거르지 않았다.

이처럼 김씨의 교육은 배움의 시기를 놓친 사람들에겐 단비와도 같다.

김씨가 가르치고 있는 야간학교 학생들은 조카뻘 같은 20대부터 머리카락이 희끗한 60대까지 다양하다.

처음 입학해 수학이라고는 덧셈과 뺄셈 밖에 모르던 이들이 수학에 대해 하나 둘씩 깨우쳐 갈 때 김씨의 가슴은 더욱 벅차올랐다.

김씨는 대제중학교와 제천여고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처음에는 수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 귀가가 늦어지면서 가족들에겐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그럴때마다 항상 웃음으로 답하는 가족들이 고맙기만 했다. 지금은 가족들 모두가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정업무와 여러가지 힘겨운 상황에서도 김씨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학생들을 대한다.

그렇게 보낸 세월속에 김씨의 야학을 거쳐간 학생만도 250여명에 이른다

그는 지금도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과 명절이나 연말이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

김씨는 "제천에 야학이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많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정진야학이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배움의 기회를 얻는 이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야학의 교육과정은 중학교 및 고등학교 검정고시로 구분된다.

이곳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국사, 한문을 배울 수 있다.

수업시간은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며, 교육비는 전액 무료로 지원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