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나선 제천경찰서장 "민생치안 이상무"
순찰 나선 제천경찰서장 "민생치안 이상무"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2.05.23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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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영흠 제천경찰서장
연영흠 제천경찰서장이 일선 지구대 근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연 서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청전지구대 관할구역에서 일일순찰요원으로 근무했다.

이번 체험은 현장 경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살피고 주민들이 경찰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 서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순찰복을 입고 직원들과 함께 청전동 일대를 도보로 순찰하며 다양한 시민들을 접했다. 또 상가민들을 만나 절도 등 서민경제와 관련된 치안문제를 청취하기도 했다.

특히 오후 8시부터는 순찰차를 타고 모산동, 의림지, 장락동 등의 외곽지역을 순찰하며, 방범안전 시설을 체크하기도 했다.

밤 10시 12분. 청전동 모 술집에서 "주취자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한 연 서장은 곧바로, 경찰관 2명과 순찰차에 올라 싸이렌을 울렸다. 2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연 서장은 재빠르게 현관 문을 열고 상황파악에 나섰다.

술에 만취된 주취자는 돌발적인 상황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연 서장은 민첩하게 취객의 손목을 잡고 설득에 나섰다.

이후 취객의 손을 꼬옥 잡고 넋두리를 들어주며 용기를 갖고 열심히 살라는 격려의 말과 함께 순찰차로 그의 집까지 바래다 주기까지 했다.

밤 10시 30분. "술에 만취한 시동생이 형수를 때린다. 형수가 죽을 지도 모른다"는 신고가 또다시 접수됐다.

긴급상황을 인식한 연 서장은 대원들과 함께 발빠르게 움직여 3분만에 사건현장에 도착했다.

신고가 접수된 고암동 모 당구장 옆집에서는 이웃주민들이 모여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현관 문 너머로 남성의 거친 욕설과 무엇인가 부서지는 소리가 여성의 비명 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연 서장은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 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누가봐도 경찰의 신속한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 서장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쉽사리 접근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끈질긴 설득이 이어지자 난폭했던 시동생의 언행은 점차적으로 수그러 들었다. 진정된 것을 확인한 후 집으로 보냈다.

밤 11시 10분. 연 서장은 경찰관들과 함께 청전동 뒷골목과 청전 6공원 등을 도보순찰을 했다. 연 서장은 공원 내에 설치된 방범용 CCTV가 주변이 너무 어두워 사건 발생시 야간촬영 기능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 서장은 "35년을 근무하면서 배운것이 있다면, 남에게 잘하는 게 본인한테도 남는 것이라는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로 봉사를 해 보자는 취지로, 이번 체험을 진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부임한 연 서장은 '일선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가장 존중하자'를 좌우명으로 삼고있다.

연 서장이 부임한 이후부터 제천지역에는 살인과 강도 등 5대 범죄 발생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특히 절도 발생 건수는 200건에서 103건으로 50%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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