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역량강화 절실
사이버보안 역량강화 절실
  • 박병찬 <군사전문 칼럼니스트>
  • 승인 2012.05.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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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군사전문 칼럼니스트>

얼마 전 서해 5도 지역 선박 및 여객선 GPS가 먹통이 됐다. 승객 3백여명을 태운 여객선이 인천 연안부두 앞 해상에서 GPS 고장으로 대형 사고를 낼 뻔했다. 북한의 전파교란이 주원인인 듯하다.

북한은 3~4분 내에 남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며 위협하고 있다. 사이버戰부대의 역량을 믿고 하는 위협일 것이다. 그 수준이 일각에서 평가하듯 美 CIA정도의 전문성을 갖춘 최정예라면 터무니없는 위협만은 아닐 것이다.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사이버戰부대를 본격 운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내에 조작된 정보와 여론 확산, 북한체제 선전, 대남정보수집, 사이버테러 등이 주 임무일 것이다.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대 관심 사업으로 운영됐고, 2007년부터는 후계자 김정은이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쯤, 정찰총국예하 121사이버戰부대를 사이버戰지도국으로 증편 후 병력을 5백여명에서 3천여명으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 구축된 중국 등 주변국 해킹기지를 오가며 우리의 주요기관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사이버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서해 5도 지역 항공기·선박 GPS를 먹통으로 만든 주체도 해주·개성에 있는 121사이버戰지도국 예하조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평양에 위치한 121지도국 및 91부대 외에도 다수의 사이버戰부대를 전방지역에 배치·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이 적게 들고, 공격 흔적도 잘 남지 않아 국제적인 비난을 피할 수 있는데다, 시·공간을 초월한 공격이 가능하고, 단시간 내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戰요원 양성과정과 대우도 파격적이다. 전국 인민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우수자를 선발, 평양 금성1·2고등중학교 컴퓨터 반에 입학시켜 전문화시킨다. 우수인력은 김책공대·미림 자동화대 등 최고대학에 진학시켜 사이버戰士로 양성 후 군관으로 활용한다. 유학도 보낸다. 지방에 사는 최우수학생 부모를 평양에서 살 수 있도록 특혜도 준다. 최고의 대우다. 이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 3천만·스마트폰 2천만 명 시대를 돌파한 세계 최고의 IT 강국이다.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기반시설의 IT 의존도가 매우 높다. 반면, 사이버보안 전문기관 및 요원은 부족하다. 취약점이 많다. 사이버 공격을 받을 경우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농협 전산망 마비로 전국이 혼란에 빠졌던 사례가 단적인 예라고 본다.

2004년 이후 국가전산망이 4만 8천 건 이상 사이버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방심할 경우 단기간 내 軍 등 국가기관, 한국전력·KT·인천공항 등 주요기반시설이 동시에 마비될 수 있다. 아비규환의 대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전면戰양상도 변화될 것이다. 사이버 공격으로 군 C4I체계 및 국가 주요 기반시설을 마비시킨 후 본격적인 군사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범국가적 차원의 사이버보안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첨단장비 확보 및 전문 인력양성 등 대북 우위의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 북한의 사이버공격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 등 제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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