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삶의 마중물 되도록
군 생활 삶의 마중물 되도록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2.05.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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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칼럼니스트>

지난주 육군훈련소를 다녀왔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대한민국 남아의 과반수가 거쳐 가는 정예신병육성의 요람이다. 이 시간에도 1만2000여명의 훈련병들이 위국헌신의 강한 전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훈련병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을 짠하게 했다. 만감(萬感)이 교차했다.

오랜 세월 장병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추억과 신병교육중대장으로 훈련병 교육훈련을 직접 담당했던 경험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기 때문이다.

얼마 전 사병으로 전역한 아들의 군 생활을 지켜 본 부모의 입장도 돼 봤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양성과정 수료를 하루 앞둔 훈련병들이라 그런지 제법 군인다운 모습이 엿보였다. 땀과 눈물의 결과일 것이다.

민간인이 군인이 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바뀐 생활환경은 적응에 많은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계획된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하는 생활, 반복되는 훈육·교관요원들의 잔소리(?)는 많은 인내심을 요구했을 것이다.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등병이 된 신병들이 대견스럽게만 보였다. 이등병 계급장의 소중함도, 세상에 거저 되는 것 없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을 것이다.

군(軍)의 존재목적은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군 생활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훈련이 반복되는 생활일 것이다.

싸우는 방법과 이기는 방법은 사회의 치열한 생존경쟁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군 생활, 제대로만 한다면 인생의 밑거름이 되는 살이 되고 뼈가 되는 소중한 지혜를 배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남아(男兒)들에게 군 생활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성공을 위한 호기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을 낭비하는 기간이 될 수도, 삶의 밑거름이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의지나 군 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군 생활,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고 어차피 해야 한다면 잘해야 할 이유다.

훈련병 과정을 마친 새내기 신병들은 곧 자대에 배치가 될 것이다. 군 생활의 첫 단추를 꿰는 순간이다. 시작이 중요하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필요하다. 군 생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말이다.

군 생활은 인생의 한 과정으로 사회생활의 연장인데다 그 경험은 자신의 향후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생활이 중·고등학교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군 생활 의미있게 잘 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병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정기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다. 목표 없이 무의미하게 하는 군 생활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국가는 물론 자신의 삶에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표가 있는 군 생활을 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직무에 충실하는 가운데 그 속에서 삶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야 한다. 병영생활 자체가 소중한 삶의 보고(寶庫)다. 자신의 삶의 지혜로 승화시키는 것이 답이다.

군 복무가 상하·동료들과의 대인관계기법, 경청과 인내력 배양,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 등 삶의 지혜를 체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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