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과 충북예총
'악어의 눈물'과 충북예총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2.04.3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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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 흔히 거짓 눈물을 가르켜 '악어의 눈물'이라고 한다. 위선적이라는 의미이다. 로마의 역사학자 플리니우스는 저서 '박물지'에서 '악어의 눈물'을 참회와 사죄의 눈물로 해석했다. 이집트 나일강에 사는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은 후에 사죄의 눈물을 흘렸다는 서양의 유래를 토대로 한 것이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 플리니우스의 해석은 틀렸다. 악어가 사죄의 뜻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입을 벌리는 과정에서 눈물샘 신경을 자극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자신의 작품 '햄릿', '오셀로' 등에서 '악어의 눈물'이란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셰익스피어가 이 악어의 눈물을 거짓 눈물에 빗대어 작품을 쓰기 시작하면서 위선자의 거짓 눈물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다.

지금은 국민을 속이는 교활한 정치가를 빗댈때 곧잘 사용된다. 국민을 현혹하고 유권자로부터 동정을 얻기 위해 거짓 눈물을 흘리는 다분히 계산된 눈물이라는 것이다. 눈물도 머릿속에서 계산하고 흘린다는 것인데 진정성 없는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말한다.

◇ 예술인들은 대부분 독특한 개성이 있다. 개성은 예술가들의 독특한 기질이기도 하다. 또 남다른 영감과 직관으로 작품을 창작한다. 많은 예술인들이 자유분방한 성격을 고집한다. 세인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가치를 영유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예술인들은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 굶어도 예술인들은 자신의 작품을 헐값에 팔지 않는다. 자신의 영혼을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흔히 예술은 배고프다고 한다. 이를 필자는 진정한 예술가는 입신출세와 부의 축적에 연연하지 않는데서 비롯됐다고 해석하고 싶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것도 예술인들의 특성 중 하나다.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편법, 기회주의 등을 꺼린다. 그래서 끊임없이 창조에만 몰두하는 고매한 직업이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때문에 예술인들이 순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 이렇게 보면 예술인들은 정치인과 달라야 한다. 교활한 정치인의 거짓 눈물은 유쾌하지 못한 '악어의 눈물'에 비유된다. 그러나 예술인들은 계산하지 않는다. 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기쁘면 한없이 웃는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자기 감정을 숨기고 유권자들의 감흥에 맞춘다. 다분히 계산된 것이다. 정치인의 눈물이 셰익스피어가 말한 거짓 눈물이라면 예술인들의 눈물은 생리학적인 눈물이다. 그 만큼 순수하다는 것이다. 그게 예술인이다.

이 같은 논리로 보면 최근 일련의 충북예총 사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어느날 갑자기 충북을 씹어 삼킬듯이 분노했다가 어느날 또 갑자기 잘못했다고 했다.

어찌된 일인지 예총 회장이 앞서 분노했다가 그 회장이 사과를 한다. 그 시간에도 일부 예총 산하 단체와 회원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그 때문에 회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다. 그런데 며칠도 지나지 않아 상임이사회에서 재추대 했고 회장은 이를 덥썩 수락했다.

무엇이란 말인가. 당초 회장의 사퇴가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 아닌가. 이사회의 재추대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면 차라리 사퇴 발표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문상욱 회장이 직접 사퇴를 철회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랬다면 솔직함이라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정치판을 보는 것 같다. 계산된 행위로 보여져 '악어의 눈물'을 보는 것 같다. 이것도 예술인의 개성이고 독특한 기질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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