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지혜 활용할 줄 아는 리더돼야
타인의 지혜 활용할 줄 아는 리더돼야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2.04.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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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칼럼니스트>

얼마 전 가까운 인척의 환갑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다. 태어나서 60년 만에 맞는 생일로 매우 의미 있는 날임에도 당사자는 환갑을 축하한다는 참석자들의 덕담을 계면쩍어하는 듯 보였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60대는 경로당 출입 대상도 못되는 젊은 나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환갑의 나이 분명 적은 나이는 아니다. 대부분이 현직에서 퇴직했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는 세대로 경제력이나 대인관계, 영향력 등이 위축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상품가치로 보면 세일 품도 못되고, 주변에 이야기 할 상대만 있어도 고마워해야 할 나이라는 얘기도 있다. 아주 틀린 말도 아닌 듯하다. 신체 기능이 약해져 눈이 침침해 지고, 귀도 예전만큼 잘 들리지 않고, 기억력도 떨어져 가끔 깜박거리고, 외로움도 많이 타고, 이유 없이 울컥 할 때도 있고, 웃자고 하는 말에도 서운함을 나타내곤 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인간은 나이를 먹으면 늙는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적 현상이다. 인정하며 살아야 할 이유일 것이다. 시력이 나빠지면 필요한 큰 것만 보고, 귀가 나빠지면 필요한 큰 말만 듣고, 기억력이 나빠지면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고, 경제력이 떨어지면 덜 쓰고, 친구가 없으면 소일거리나 취미생활을 친구삼아 살면 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잘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살면 된다는 얘기다.

인생은 잠시 와서 쉬었다가 떠나는 한 조각구름과 같다는 말이 있다. 짧은 인생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살다가 때가 되면 후회 없이 가야 한다는 의미로 보고 싶다. 물론 후회 없는 삶을 산다는 것 말처럼 녹록치만은 않다. 나이 들어가며 살아온 인생을, 살아갈 인생을 곱씹어보게 하는 얘기다.

인생을 중간 중간 결산해 볼 필요가 있다. 후회는 없는지? 있다면, 잘못 보낸 세월의 보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봐야 한다. 인생의 최종단계에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남은 세월을 잘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욕심을 버리면 가능하다. 가능한 여건 속에서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기면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답을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자신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이 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되지 않을까싶다.

주변에 60대의 나이로 퇴직했음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선배가 있다.

새내기 리더들에게 직무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당당하고 열정적이고 매사 만족해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고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위직에 있었음에도 냄새(?)도 나지 않는다. 불필요한 자존심을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사는 본보기가 아닐까한다. 세상만사 생각하기 나름이고, 순간순간 선택과 집중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주는 분이다.

누구에게나 전임자의 경험은 중요하다. 책을 통해 배울 수 없는 노하우라면 더욱 그렇다. 당장은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일지라도. 언젠가는 자신의 생각과 융합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는 타인의 지혜를 활용할 줄 아는 자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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