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축제를 갈구하며
선거축제를 갈구하며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2.04.01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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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선거는 축제 한마당이 돼야 한다.

유권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즐기는 잔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향점으로 삼고있는 바다.

제19대 4·11 총선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정확히 9일 후면 판가름이 된다. 남은 9일 동안은 그야말로 선거운동 자체가 국민적 축제가 됐으면 한다. 축제의 장이 되면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도 선거운동 현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현장에 나옴으로써 따져보고 확인한 후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일부의 선거운동 현장을 보면 축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현장에서 그를 느낄 수 있었다.

충남 아산의 자유선진당 이명수 후보는 고장의 위인인 이순신 장군 복장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충북 중부4군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는 자전거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나섰다.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는 머리에 빨간 새머리 모양 탈을 쓰고 브이(V)자 눈썹에 파란 새 부리를 단 '홍그리버드'로 변장, 코믹 홍보 동영상을 냈다. 젊은층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인기 모바일 게임 캐릭터인 '앵그리버드'에서 착안한 것이다.

또한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는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한 '나는 수성구민이다'라는 이름의 스마트폰용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또 손학규 후보는 "당선이 된다면 100일째 되는 날 트렁크 팬티를 입고 지역 거리를 뛰겠다"고 약속했고 심상정 통합진보당 후보는 "우리 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얻을 경우 공개 장소에서 살사댄스를 추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예는 국회의원 후보라는 권위를 버리고 유권자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를 만드는데 일조를 한다.

이밖에도 이제는 고전으로 분류되지만 후보와 운동원들이 어우러져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개사한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그 리듬에 맞춰 율동을 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도 축제 만들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각 후보들의 이색적이고 눈길끌기 전략에 중앙선관위도 세계적인 소프라노 가수 조수미씨, 인기 개그맨 김병만씨, 공중파 방송 3사의 간판 여성앵커 등을 공명선거 홍보대사단으로 위촉,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하는데 추임새를 넣고 있다.

선관위는 올해 양대 선거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가 되도록 전략적 관점에서 홍보대사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권자인 국민이 목청껏 큰소리를 칠 수 있고 이에 후보자들이 귀 기울이면 선거는 축제의 장이 된다. 그래서 선거는, 투표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했잖은가. 한 예로 미국을 보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나흘간 열리며, 이 기간 당원들의 단합력을 높이고, 대통령선거 후보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선출한다. 이를 통해 언론의 조명을 받는 정치행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선거철만 되면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한바탕 전쟁이다. 자당 후보 경선이든, 상대당과 치르는 선거이든 살벌한 전쟁터가 된다. 그로인해 한동안 국론이 분열되고 일부는 서로 견원지간(犬猿之間)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바뀔 때도 됐다. 많은 국민이 기꺼이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누구든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고,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돼야 한다.

후보들의 득표 작전이 점점 진화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는 이번 총선전을 보면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당선된 후보가 얼마 후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해 재선거를 치르는 불상사 만이라도 없게 한다면 그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 있다. 각 당과 후보진영의 9일간의 선거운동을 지켜볼이다. 선거축제를 갈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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