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듯 색다름… 애틋한 추억 속으로
낡은 듯 색다름… 애틋한 추억 속으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3.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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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까지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서 '진부한 평범'展… 작가 4인 작품 선봬
"비상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뛰어나거나 독특하지도 않은 어느 골목길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고화랑에서 본 듯한 낡고 빛바랜 작자미상의 민예품들, 70~80년대 아버지세대 때 옛 기억에서나 등장하던 이발소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그림들, 어릴 적 집안 거실 벽 액자 속 교훈적 문구 등의 옛 정취와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액자들, 진부하고 평범하지만 시간의 더께가 쌓여 정감어린 미감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바로 진부한 평범展이다."

청주 스페이스 몸 미술관은 오는 31일까지 제1전시장에서 '진부한 평범'전을 개최한다.

낡은 듯 하면서도 색다름을 느끼게 해주는 '진부한 평범'전에는 정규돈, 배상아, 이사라, 손부남 작가와 전통 민예품 등 평면회화 및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네 작가의 작품과 민예품이 함께 전시되어 현대미술 속 색다름을 느끼게 해준다.

오래전 포스터를 오일 페인팅으로 그대로 재현하여 그 시간까지 끌어내는 정규돈 작가. 한 구석의 오래된 가구를 그리고 있는 배상아 작가. 어릴 적 소중했던 이국적인 인형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는 이사라 작가. 뒤섞인 자연의 형상으로 상생相生을 표현하고 있는 손부남 작가의 작품과, 가죽 붓에 먹물이나 염료를 찍어 상징하는 대나무나 잉어 혹은 십장생 등의 그림을 이용해 글씨에 섞어 그려낸 혁필화, 꼭두, 자수 등의 민예품이 전시되고 있다.

스페이스 몸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예술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가까이 지녔던 것, 우리가 늘 기대어 왔지만 잃어버렸고 속도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것들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사회 속 이러한 그림들은 더욱더 애틋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그 당시 초라하고 허름해 보이는 이발소의 그림들, 그때의 서민들의 삶, 모두 그처럼 순박한 무명의 삶이었던 시절의 민예품들을 통해 미적감성을 그곳에서 찾고, 부유, 복, 건강 등을 기원하는 염원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흔히 말해 유치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발소 그림'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지금의 작가들과 어우르는 전시를 통해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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