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주가로수길' 명성 이어간다
'아름다운 청주가로수길' 명성 이어간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2.03.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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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직원들 병든 나무 베어낸 자리 못채워 고심
수소문끝 독지가에 버즘나무 63그루 기증받아

'녹색수도 청주'의 기치를 내걸면서 시민과 함께 생명수 1004만그루를 심기로 뜻을 모은 청주시청 공원녹지과 이중훈 과장은 지난해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청주 10선의 하나이며 대표적 상징인 청주가로수길의 버즘나무 생육상태를 점검하던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곧 쓰러질 지경에 있거나, 심각한 병해를 입어 그대로 두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나무가 꽤 많은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60여년 동안 청주가로수길을 지켜온 나무들을 베어 내자니 그 자리를 대신할 큰 나무를 당장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그렇다고 다시 살리기 어려운 나무를 고사할 때까지 그냥 둘 수도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결국 다른 나무에 병해를 옮기거나 쓰러지면서 또 다른 안전사고의 위험을 우려한 직원들은 60여 그루의 아름드리 버즘나무를 베어 내고 말았다.

건강한 나무로 가득차 누구나 좋아하는 청주가로수길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그때부터 청주시 공원녹지과 직원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줄지어 늘어서서 계절마다 색다른 운치를 자아내던 청주가로수길은 병든 나무를 베어내면서 생긴 군데군데의 구멍으로 인해 마치 이가 빠진 듯한 초라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후 가로수길에 걸맞는 큰 키의 버즘나무를 어떻게든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원녹지과 직원 모두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백방으로 버즘나무를 찾아 다니던 공원녹지과 직원들에게 희소식이 날아 든 것은 지난달 14일.

진천의 한 야산에 오래된 버즘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수소문 끝에 반가운 그 나무를 키우고 있는 이가 사단법인 한국조경수협회 김학재 고문인 것을 알아냈다.

김 고문과의 연줄을 찾아 헤매던 직원들은 전 흥덕구청장을 지낸 김영환씨가 김고문과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확인돼 도움과 연락을 통해 마침내 63그루의 키 큰 버즘나무를 무상으로 기증받을 수 있게 됐다.

기증받는 버즘나무는 수령이 15년이나 된 키 큰 나무들로, 야산에서 자란 탓에 쭉쭉 뻗은 줄기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다.

청주시는 봄이 되면서 기증받은 키 큰 버즘나무 52그루는 청주가로수길에, 나머지 11그루는 직지대로의 버즘나무가 사라진 곳에 심어 푸른 잎으로 가득 채울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 1952년 1600그루가 처음 심어진 뒤 청주의 관문을 아름답게 자랑하고 있는 청주가로수길 버즘나무는 그 후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더불어 4차로로 확장되면서 청주의 상징이 되고 있다.

기증받은 버즘나무가 잘 자라면 더 이상 청주가로수길의 나무가 이가 빠진 듯한 안타까움을 크게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 공원녹지과 이중훈 과장은 "가로수길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과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찾아 내 비로소 제 모습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면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생명수 1004만 그루 심기와 함께 청주가로수길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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