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애착 … 아직도 아른거려"
"역할 애착 … 아직도 아른거려"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2.03.1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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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 양명 역으로 청춘스타 벗은 정일우
역모신·죽는장면 4일동안 촬영

대왕대비와 기싸움신 가장 기억

작품통해 '훤' 김수현과 친구 돼

"'해를 품은 달'은 제게 도전이었어요. 끝나고 나서 며칠 동안, 양명에게서 벗어나지 못했죠"

나지막하지만 확신이 넘치는 중저음의 목소리. 봄햇살같은 화사한 미소 속, 우울한 눈빛은 서장자의 아픔과 애절한 순애보를 지닌 드라마 속 양명의 모습 그대로였다. 배우 정일우(24)는 "양명에 대한 애착이 컸는지 아직도 양명이 아른거린다"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MBC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엔딩은 오롯이 양명 정일우를 위한 것이었다. 양명은 아우와 사랑 사이에서 결국 자기 자신을 희생하며 비장한 최후를 택한다. 훤(김수현 분)과 연우(한가인 분)의 행복은 양명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말이었다.

"양명은 정말 비운의 캐릭터죠. 어느 것 하나 갖지 못하고 모든 걸 내어준 채 죽음을 선택했으니, 굉장히 불행한 인물이에요. 하지만 저는 양명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어요. 권력이나 사랑 앞에 흔들렸던 부분 때문에 동생에게 미안한 점을 사죄하기 위해서라도 양명은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어요. 또 양명이 죽어야지 모든 게 해결되지 않을까요."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든 양명의 죽음 장면은 무려 4일동안 촬영했다. 첫 죽음(?) 때는 눈물이 핑 돌았다는 정일우도 마지막으로 죽었을 때는 얼떨떨함이 앞섰다고.

"역모 신, 전쟁하는 신 등등 4일동안 나눠 찍으니 마지막 촬영이 끝났을 때는 정말 죽었나 싶더라고요. (웃음)"

정일우는 원작 소설 속 어둡고 아픈 상처를 지닌 양명을 재창조했다. 특히 대왕대비 김영애와 기싸움을 하는 장면은 정일우의 새로운 면모를 재발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예요. 수현이랑 대립하는 장면들도 모두 좋았던 것 같아요. 수현이랑은 이번 작품을 통해 친구가 됐는데, 대립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마다 서로 몰입해 불꽃이 튀기곤 했죠. "

정일우는 지난해 SBS 드라마 '49일'과 tvN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등 거침없는 행보를 달려왔다. 때문에 휴식 없이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검술신 촬영 중 손가락을 두바늘 꿰매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양명이 갖고 있는 색깔과 정일우의 색깔이 비슷하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끌렸어요. 양명은 밝고 순수한 모습도 있지만 진중하면서도 진지한 캐릭터죠. '일지매'와 '49'일에서 보였던 정일우의 진지함을 제대로 끄집어내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정도 사고는 사고도 아니에요. 저 '49일' 찍을 때는 코뼈도 부러졌고 '일지매' 때는 발목 인대가 늘어나서 한동안 고생도 했던걸요."

다른 무엇보다 사랑을 원했지만 끝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죽음을 택한 양명. '거침없이 하이킥', '아가씨를 부탁해' 등 종종 짝사랑하는 역할을 도맡았던 정일우의 전작들을 떠올리니 매 번 작품 속 아련한 사랑만 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정일우는 손사래를 쳤다.

"하하,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저 바로 전작인 '꽃미남 라면가게' 때는 사랑에 성공한걸요. 그렇지만 감독님들께서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제가 웃을 때는 굉장히 밝은데 웃지 않으면 눈빛이 슬퍼 보이는 양면성이 있대요. 그런 모습들 때문에 외사랑하는 캐릭터를 많이 맡게 되는 것 같아요."

'해품달'이 꼭 9번째 작품이라는 이 젊은 배우는 데뷔 이후 이제 앞으로 다가올 10번째 작품이 기대된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또 데뷔 때부터 매 번 자신을 기대하고 지켜봐주는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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