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창가에서
봄 창가에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3.14 2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읽는 세상

박해옥

도저히 막을 수가 없겠다


귀잠에서 막 깨난 개나리 입방아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신발짝 벗어지게 퍼진다

나뭇가지에 가닥가닥

국숫발 같은 햇살 널리고

산중 바람이 도회로 내려와 흥정을 한다

헛소문은 아닌갑다

사방 어리운 파르께한 유전자

땅은 등 간지러 몸을 뒤채고

젖비 한바탕 주시려나

몽글몽글한 유방구름이 비를 머금는다

풀싹처럼 조잘대며

새떼 휘 지나는 창가

꿉꿉한 마음 봄볕에 내 너니

가슴에 핑 괴이는 春心

봄, 맞다

계절의 틈새로 봄바람이 불더니 몽글몽글 봄촉이 돋아난다. 표정없이 우두커니 무심천변에 서 있던 벗나무도 봄 앞에선 어쩔 수 없나보다. 가지끝마다 툭툭 불거진 꽃몽우리 매달고 햇살따라 아롱댄다. 기어이 오고야 마는 봄 손님에 괜시리 마음만 분분하니 봄은 봄인가 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