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막간다
청소년 막간다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03.13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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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조건만남 등 온라인 무방비 노출
범죄악용 2차 피해도 속출 … 대책마련 시급

청소년 유해정보들이 인터넷상에서 아무런 제재없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 이를 악용한 청소년범죄 발생 등 2차 피해도 잇따르는 실정이다.

청소년 이용률이 높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낙태약, 사이버마약, 조건(조건만남), 피임약 등 청소년 유해정보가 별다른 규제없이 노출돼 있다.

대부분의 성인정보는 검색시 '본 정보 내용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안내와 함께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위와 같은 내용은 이 같은 절차마저도 없는 상태다.

오히려 연관 검색어에 정확한 약물명이나 사이트 주소가 노출돼 있어 청소년의 유해정보 접촉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악용하거나 피해를 입는 청소년의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인터넷에서 불법 대포차 판매자만을 골라 매매를 미끼로 차량을 훔쳐 달아난 10대 3명이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들은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없이 불법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범행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는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분실 스마트폰 거래 사이트도 존재해 청소년 절도 등 악용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또 지난 12일 수입이 금지된 낙태약을 중국에서 들여와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된 일당에게 낙태약을 구매한 피해자 중에는 10대 여중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청주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이모양(18)은 "얼마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 뒤 임신한 친구가 인터넷에 올라온 낙태약 판매글을 보고 구매를 고민한 적이 있다"며 "또 부모님 몰래 인터넷으로 피임약을 구매해 사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의 유해정보 접촉과 그에 따른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관계기관들은 이에 대한 단속과 대책마련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상의 유해정보만을 차단하거나 단속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유해정보로 인한 2차 피해도 사안에 따라 수사가 각각 진행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단속은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한 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이나 청소년보호법에 규정된 청소년유해정보에 한해서 이용을 차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은어를 만들어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나 유해정보 분류가 애매한 경우도 있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11 청소년 유해환경접촉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2명 중 1명은 인터넷을 통해 유해정보를 접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성인매체에 대해 '현실적으로 청소년이 성인매체를 쉽게 볼 수 있다'고 응답해 청소년 유해정보 접촉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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