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17>
궁보무사 <11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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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님께서 궁 안으로 어서 빨리 들라하십니다."
5. 소용돌이 속에서

지금 팔결성 안에서 이런 기절초풍할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두릉은 잔뜩 술에 취한 채 자기 집 후원(後園) 한적한 방 안에서 어린 첩과 더불어 난잡한 짓거리를 한참 신나게 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가 즐겨 행하는 난잡한 짓거리란 여자가 부끄러워하든지 말든지 간에 손가위를 양껏 벌리듯이 여자의 두 가랑이가 찢어질 만큼 크게 벌려 놓고는 그 사이에 가뭇가뭇하게 나있는 치모(恥毛)들을 두 손가락으로 한올 한올 매만져가며 일일이 그 개수를 세어보는 일. 이렇게 하는 것이 바둑에서 정교한 수읽기를 행하는 것만큼 사람의 정신 집중력을 얼마나 높여주는지 몰라도 여자의 가장 부끄러운 핵심적(核心的) 신체 부위를 액면 그대로 남자에게 보여줘야만 하는 여자의 고통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몹시 가혹한 짓이 아닐 수 없었다.

"어머머! 나리! 이제 제발 그만하시와요. 소녀는 지금 너무 너무 망측하고 부끄러운 나머지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두 다리를 벌린 채 가만히 누워있던 어린 첩이 갑자기 앙탈을 부리듯이 두릉에게 말했다.

"어허! 가만히 좀 있어라. 오늘따라 왜 이러느냐. 네가 자꾸 그러니까 내가 자꾸만 헷갈리지 않느냐. 아까 세었던 곳을 또 세고 또 세고……."

"하, 하지만 웬일인지 소녀는 오늘따라 유난히도 그곳이 간지러워 견디기가 힘드옵니다."

"어허! 그야 당연한 것 아니더냐. 사람이란 뭐든지 배우고 익히면 그 기술이 점점 더 나아지듯이 내 손재주도 이제 어느 정도 경지에 다달았으니까 그렇겠지. 자, 기왕에 참는 거 꾹 참고 내가 완전히 다 세어볼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려무나."

"나리! 기왕이면 먼저 찐하게 일을 한 판 벌이고난 다음 뭘 세어보시던가 하는 게 어떨는지요"

어린 첩은 이렇게 말하며 토실토실 살이 찐 엉덩이를 갑자기 촐싹거려댔다.

"어허! 이런! 이런! 네가 오도방정을 떠는 바람에 내가 이제껏 애써서 세어놓았던 것이 완전 허사가 되었지 않았느냐"

두릉은 벌컥 화를 내며 자기 두 검지를 마치 젓가락질 해대듯이 여인의 가뭇가뭇한 수풀 위를 이리저리 마구 헤집어댔다.

이때 갑자기 문밖에서 누군가가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리! 나리! 사람이 찾아왔습니다요."

그의 심복 부하 백곡이었다.

"아니 웬 소란이냐 내가 이곳에 있을 때에는 어느 누가 찾아오더라도 모른 척하라 그렇게 일렀거늘……."

두릉이 크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밖을 향해 냅다 소리쳤다.

"성주님께서 급히 사람을 보내셨사옵니다. 궁 안으로 어서 빨리 들라하시는……."

"뭐 뭐라고 성주님께서"

"네. 잘은 모르지만 나리께 뭔가 큰 상을 준비하신 것 같다하옵니다."

"그, 그래 허 참! 성급하시기도 하시지……."

두릉은 씨익 웃으며 벌거벗은 채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두릉의 그것은 성주 오근장의 그것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어보일 만큼 큼지막하였다.

"어머머! 지금 나가시려고요"

어린 첩이 자기가 벗어놓은 옷가지를 황급히 주워가지고 자기 주요 부분을 얼른 가리우며 두릉에게 물었다.

"응. 모르긴 몰라도 우리 성주님께서 지금 기분이 몹시 좋으신가 봐. 허기야, 내 덕택에 제대로 된 명기 맛을 톡톡히 보셨을 터이니 내게 고마움을 당장 표할만도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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