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에 맞는 삼일절 단상
흑룡의 해에 맞는 삼일절 단상
  • 김기원 <시인·충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 승인 2012.02.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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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기원 <시인·충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위당 정인보가 작사하고 춘호 박태현이 작곡한 삼일절 노래를 다시금 불러봅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라는 대목에선 목이 메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날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삼천만이 하나였던 우리나라는 아직도 남북이 갈라진 채 하나 되지 못했고,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여전히 높으나 서로 왕래조차 힘든 답답한 현실 앞에서 그것이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라 가르쳤던 선열님들께 몹시 부끄럽고 죄스럽기 때문입니다.

어디 그 뿐 인가요?

한반도 북쪽은 지구상에서 유래가 없는 3대 세습 통치 아래서 강성대국 건설이란 빛바랜 푯말과 함께 민초들은 춥고 배고픈 나날을 고통 속에 보내고 있고, 남쪽에선 진보와 보수의 타협 없는 대치와 세대 간 지역 간의 갈등, 가진 자와 덜 가진 자들의 반목, 재벌과 금융자본의 폐해로 귀결되는 병든 자본주의가 판을 칩니다. 대한독립만세 정신은 박물관에 박재된 채 기념식만 거창하게 하는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 앞에서 속울음을 웁니다.

오늘은 제93회 삼일절입니다.

60년 만에 한번 온다는 임진년 흑룡의 해에 맞이하는 삼일절이라 의미가 각별합니다. 금년에는 300명의 국회의원들을 뽑는 4.11 총선과 12.19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있어 무릇 용들이 비상을 꿈꾸는 선거의 해이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크고 작은 용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출몰하여 저마다 본인이 적임자라며 선거판에 얼굴을 내밀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용을 가장한 이무기도 있을 것이고, 아직 준비가 덜된 설익은 잠용들도 있을 터이니 짝퉁 용과 유사 용들을 잘 걸러내서 국가와 민족의 명운에 크게 기여할 참 용을 고루는 일은 온전히 유권자의 몫이지요. 그러나 걱정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적 명운이 걸린 옥석 고르기의 중차대한 투표행위에 아직도 이성적, 합리적 판단보다는 혈연, 지연, 학연 등 인정에 치우치는 의사결정이 잔존하고 있고, 아니면 말고 식의 고소고발과 흑색선전, 금권타락 선거운동과 국가의 미래는 어찌되든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선심성 선거공약의 남발 등에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리지 않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그것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어떤 놈이 대든 그 놈이 그 놈이야 하면서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는 기권자의 양산입니다.

이번 양대 선거는 21세기 글로벌 국가 경쟁시대에 역사의 수레바퀴를 어디로 향하고 무엇을 담을지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입니다. 유권자들인 국민 모두는 삼일정신으로 재무장하여 선열들이 안도하는 대한민국을 길이 빛낼 선량과 대통령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남북통일과 국민통합은 온전히 이루어 내지는 못했지만 자랑스러운 선열들의 DNA를 물려받은 우리 국민들은 6.25 동족상잔의 아픔을 딛고 그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내며 지구의 변방국가에서 G20 국가로 도약시켰습니다.

분배정의는 실현되지 못했지만 IT, 조선, 자동차. 철강 등 메이드인 코리아가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고 K팝을 비롯한 드라마, 영화 등 문화시장에서 한류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이젠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실망시킨 구태정치와 탐욕의 정치문화를 바로 잡을 때입니다.

올해는 흑룡이 비상한다는 상서로운 해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를 버릴 줄 아는 준비된 후보, 국익과 국리민복을 위해서라면 당리당략에 영합하지 않는 신념 있는 정치인, 끈임없이 국민과 소통하며 꿈과 희망을 창출해 내는 지도자, 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지도자로 흑룡처럼 비상하기를!. 이번 삼일절이 우리 더러 그를 찾으라 그를 키우라 명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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