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길
배려,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길
  • 이용길 <시인>
  • 승인 2012.02.0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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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용길 <시인>

행복이란 말처럼 애매한 말도 없다.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감도(感度)가 다르다.

하루 세끼 밥 먹고, 몸 건강하면 그걸로 행복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래등 같은 집에 억만금이 있어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 '행복하냐'고 누가 내게 묻는다면 딱히 행복할 것도, 불행할 것도 없으니 '그저 그렇다'고 대답할 것 같다.

55년만에 몰아닥친 한파가 세상을 꽁꽁 얼구었다.

요즘 영업활동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어깨는 축 처졌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살아가기가 팍팍해진 탓이다. 임금 체불은 물론 구조조정 칼바람에 잔뜩 몸을 움츠려 희망을 품고 시작된 임진년 새해를 즐길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한 때 구조조정 유행어는 '사오정'(45세 정년퇴직), '삼팔선'(38세면 구조조정대상)이었다. 최근에는 30대 초반이면 명예퇴직을 생각해야 한다는 '삼초땡'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심각하다.

모두가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때 일수록 더불어 사는 상생의 지혜와 배려가 절실하다. 배려는 선택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 "나 살고, 너 죽자"식 경쟁은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 치열한 경쟁보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배려에서 나온다.

기업마다 구조조정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자리를 나누자는 '잡 셰어링(jod sharing)' 열풍이 부는 것은 공존을 위한 배려이자 희망 바이러스다. 하지만 일방통행식 일자리 나누기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 제조업체는 일감이 없어 잔업과 특근수당이 사라진 판에 기본임금마저 깎이면 생계를 위협받는다. 대졸 초임만 깎는 것도 '동일노동균등대우' 원칙에 어긋나 법적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고용창출이 없는 일자리 나누기는 비정규직만 양산했다. 일자리 나누기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정책을 통해 경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사간 양보와 배려가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일할 맛 나는 직장을 위해 회사는 일을 통해 성취의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배려해야 한다. 위기일수록 회사 경영상황을 직원들에게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직원들도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 할때 위기는 기회가 된다. 노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가족같이 배려하는 자세가 뒷받침돼야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상생의 배려는 악어와 악어새와 같으니 말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라 믿는다. 받는 것 보다 베푸는 것이 더 행복하다. 자신의 일과 삶을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배려가 시작된다.

임진년 새해는 노사가 화합하여 위기의 경기 불황을 극복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희망해 본다.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 각자의' 마음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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