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수도사들의 감동실화 영화로 만난다
일곱 수도사들의 감동실화 영화로 만난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2.01.10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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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수상작 '신과 인간' 19일 국내 개봉
이슬람이 지배하는 알제리 산골의 한 수도원을 배경으로 정치적 사건에 의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직면한 일곱명의 프랑스 수도사들이 겪은 깊은 고뇌와 갈등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영화 '신과 인간'(자비에 보부아 감독·드라마·프랑스·122 분)이 오는 19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생사의 기로에 선 일곱 수사들의 감동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2010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그랑프리 수상을 시작으로 같은 영화제 에큐메니컬상, 2010 전미비평가협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2011 세자르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촬영상, 남우조연상, 2011 뤼미에르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최우수남자배우상, 2011 런던비평가협회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2년에 걸쳐 총 10개 부문의 수상과 15개 부문 노미네이션의 쾌거를 이룬 수작이다.

개봉과 동시에 프랑스 내에서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한 것은 물론, 두 달 넘게 장기 상영을 이어가며 442개의 상영관에서 관객을 만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신과 인간'은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프랑스 대표로 출품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1996년 실제 있었던 알제리의 '프랑스인 수도사 살해사건'을 바탕에 둔 작품으로, 당시 알제리 정부군과 무장이슬람단체(GIA)와의 내전이 최정점에 치닫고 있었다.

무장 이슬람 단체가 자국 내의 모든 외국인들에게 떠날 것을 최후 통첩하자 알제리 정부는 이슬람교 지역의 티브히린에서 수도원생활을 보내고 있던 7명의 프랑스인 수도사들에게 당장 떠날 것을 통보하지만 수도사들은 이를 거부한다.

GIA는 당시 공식성명을 통해 수도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했고, 납치된 수도사들의 목소리로 녹음된 테이프가 프랑스 대사관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약 한 달 뒤, GIA는 공식성명을 통해 수도사들을 죽였다고 발표했다.

알제리 정부는 그해 5월 31일 메데아의 한 길가에서 그들의 수급을 발견했으며 시신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장례 미사는 1996년 6월 2일 일요일, 알제리 아프리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성대하게 치러졌고, 이틀 후, 티브히린에 있는 수도원의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살아남은 수도사들은 알제리 티브히린에 남았고, 다른 트라피스트 수도사들의 도움을 받아 모로코 미데트 근처에 수도원을 세웠다.

그들의 납치와 죽음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여전히 논쟁으로 남아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유족들을 중심으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죽음이 예견되는 극한의 위기 속에서 일곱 명의 수도사들이 왜 떠나지 않고 남아 있었는지, 영화는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인물들의 내면에 주목하며 신의 종으로 살아온 이들이 죽음 앞에 섰을 때 종교인이자 인간으로서의 갈림길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고뇌를 깊이 있게 담고 있다.

알제리 산골 일곱 수도사들의 감동 실화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테러와 분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종교를 뛰어넘어 인간 본연의 삶의 자세와 신념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가슴 속 깊이 스며드는 숭고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수도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시토 수도회의 수도사들과 그레고리오 성가대를 통해 전문 트레이닝을 받았고, 타미에 수도원에서 일주일 간 수도사와 똑같이 생활했다.

특히 '랑베르 윌슨'은 자신이 맡은 실제 인물 '크리스티앙 드 쉐르제'가 남긴 글을 통해 주로 수도사의 품성과 자질에 대한 기본적인 수양에 힘썼고, 카톨릭 신자가 아닌 배우 '자비에 말리'는 자신이 맡은 수도사 '미셸'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매일같이 기도를 하면서 종교인으로서의 삶을 실천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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