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절망 교차 '굴곡의 한 해'… 아듀 2011!!
희망·절망 교차 '굴곡의 한 해'… 아듀 2011!!
  • 한인섭 기자
  • 승인 2011.12.30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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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엑스포 괴산유치
충북 오송역 개통

과학벨트 선정 등

발전 기틀 마련 '환호'

구제역 축산농 강타

해장국집 유통사건

병든 소 급식 등

충격·절망 경험도

토끼해를 보낸 충청권 주민들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 굴곡의 한 해를 보냈다. 충청인들은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과 충북 오송역 개통, 2015년 세계유기농엑스포 괴산 유치 등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자부심과 긍지에 환호했다.

동시에 연초부터 확산된 구제역과 방역 허점, 대규모 살처분 사태, 병든 소 학교급식·유명 해장국집 유통 사건, 충남 천안시 공무원들의 대형 뇌물 스캔들을 목도하며 절망을 경험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내 신동·둔곡지구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청원 오송·오창, 연기(세종시)·천안시가 기능지구로 지정된 것은 충청권 민·관 공조와 정치권의 노력 끝에 거둔 최대 성과였다.

입지 선정을 둘러싼 오랜 논란과 대구·광주 등 치열한 유치경쟁 속에 이뤄낸 것이어서 자긍심과 기대감은 한껏 고조됐다.

정부는 지난 5월 입지선정을 마친 데 이어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배치되는 거점지구와 기능지구에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태양광산업특구 지정은 충북 발전 동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 청주·충주시와 청원·증평·진천 등 7개 시군 423만㎡ 가 특구로 지정돼 태양광산업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특구에는 2조1779억원이 투입돼 태양광산업 부품·소재 생산 허브 육성과 함께 3개 전문단지가 구축된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2015년 세계유기농엑스포를 유치했다. 전국 최고 명품길로 각광을 받고 있는 '산막이 길'로 주목을 받은 괴산군 국내외 관광객 100만명 방문과 1850억원의 직간접 소득창출이 예상된다.

충남 서천의 한산모시짜기와 충주 택견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문화적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아함을 자아내는 한산모시는 옷감을 짜는 전통기술과 함께 공동체 간의 결속을 강화하는 사회문화적 기능을 수행하는 유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구려 벽화에도 등장하는 전통 무예 택견은 중국의 쿵푸에 앞서 무예부문 최초로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돼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 받았다.

충북의 전국 최초 무료급식, 충북문화재단 출범, 청주시 복지재단 설립 가시화, 금산세계엑스포 성공 개최도 지역민 삶의 질을 한층 향상시켰다.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에서 성장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연임(5년)은 개인적 성공을 넘어 지역민들에게 밝은 희망을 안겼다.

동전의 앞 뒷면이 공존하듯 절망감을 안긴 일들도 빗겨가지 않았다.

연초부터 확산된 구제역은 축산농가에게 커다란 절망감을 안겼다. 수백억원을 투입한 방역활동과 노심초사한 농민들의 의지와는 아랑곳없이 충청권을 휩쓸었다.

충북의 423개 농가에서 33만6632마리의 소·돼지를 살처분했다. 직접피해액 1872억원에다 간접비용까지 3165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에서도 427개 농가가 46만6000마리를 살처분했다. 피해액은 2900억원에 달했다.

한국교통대로 확정된 충주대·철도대 통합논란이 대학 울타리를 넘어 지역민의 찬반 갈등을 낳았다. 정치권까지 공방이 확대되면서 갈등이 고조돼 지역민들은 이맛살을 찌푸려야 했다.

괴산군 청안면 외딴 창고에서 병든 소를 불법 도축해 청주시내 학교급식과 유명해장국집에 공급한 충격적인 일도 벌어졌다. 검찰수사 결과 유통업자들은 폐사하거나 병든 젖소를 헐값에 사들여 밀도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시의회 의원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해장국집도 병든 소를 식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돼 사퇴 촉구와 시민단체의 공익소송이라는 파장을 낳았다.

천안시 공무원들의 잇단 비리도 지역민들을 우울하게 했다. 4억8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간부공무원이 구속되는 등 모두 17명이 사법처리됐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과 영동노인전문병원 간병인에 대한 집단해고 사태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새삼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게다가 청주노인전문병원 위탁운영을 중도 포기한 정산의료재단은 청주시에 환자 영업권 등 권리금 명목으로 24억원을 요구한 사실까지 불거져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 2일 대전에서 발생한 여고생 자살 사건은 대구 중학생 자살과 맞물려 충격은 증폭됐다. 두 사건은 성적 지상주의와 집단괴롭힘·왕따로 대변되는 학교교육의 흉물스러운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절망감을 안겼던 사건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희망과 절망에 출렁였던 2011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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