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 들리면 금반지 드려요"
"아기 울음소리 들리면 금반지 드려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12.26 2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 안내면 '안사천사모'
옥천군 안내면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듯하다.

농촌지역에서 아기울음 소리를 듣는 일이 쉽지 않음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 극심한 저출산 현상에서 새 아기가 태어나는 일 자체는 이제 온 마을의 큰 기쁨이 되고 있다.

옥천군 안내면 100여명의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매월 1004원씩 저축해 해마다 연말에 그 면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에게 금반지를 선물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주민들은 지난 2005년부터 '안내를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약칭 안사천사모)'을 만들고 회원 각자가 1004원씩 모아 금반지(금1돈 3.75g/ 26일 현재 시가 22만원 정도)를 신생아들에게 선물해 오고 있다.

올해는 이상국(52·안내면 현1리)·이미순씨(39·여) 부부의 딸 도현과 이종철(36·안내면 방하목리)·도김다오씨(23·여·베트남 출신) 부부의 아들 채원, 육현수(38·안내면 동대리)·목순희씨(32·여) 부부의 아들 근영, 박건률(28·안내면 방하목리)·이종임씨(28·여) 부부의 딸 규리, 박달제(31·안내면 동대리)·레이에스디릴리안씨(32·여·필리핀 출신) 부부의 아들 현우가 축하 선물을 받게 되는 주인공들.

필리핀에서 시집온 지 4년이 되었다는 레이에스디릴리안씨는 "현우가 벌써 둘째 아이로 시부모님뿐 아니라 동네 어르신들께서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며 "아이가 태어나서 엄마로서 생활하다 보니 이젠 옥천이 고향 같다"고 말했다.

안사천사모가 1004원씩 모으기로 마음 먹은 것은 마을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싶고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안사천사모의 작은 정성이 모아지면서 지난해까지 안내면에 살고 있는 신생아 39명이 금반지를 선물받는 호사를 누렸다.

안사천사모는 오는 29일 옥천군 안내면 복지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올해 금반지 전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